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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실험적인 내용 대신 짧게 일상 속 소재 다룬 작품 잇따라

길고 실험적인 시 경향을 벗어나, 짧고 쉬운 시를 조명하는 시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시의 절제미를 살리고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다.

계간지 '서정시학'<왼쪽>은 작년 12월 100호를 맞아, 문태준·유자효·이하석 등 시인 26명의 4행시를 실었다. '이 섬 안에/ 네가 있는 거// 이따금 멀리서/ 볼 수 있는 거'라고 노래한 '기쁨, 슬픔'(나기철), '산책로에서 갈대의 간격을 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촘촘하게 서걱이는 갈대들/ 눈물을 훔쳐 주기 좋은, 부대끼기 좋은,/ 흐느끼는 사람의 곁에서 가만히 외면하기 좋은 간격이 있다'고 읊조린 '바람 부는 저녁'(이현승)처럼 작품들은 짧은 분량에 폭넓은 감정과 풍경을 품고 있다. 특집 대담에서 최동호 시인은 "일부 젊은 시인들은 자신이 느끼고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시가) 길어진다"며 시의 형식적 절제가 갖는 힘을 강조했다.

독자에게 시를 쉽고 친절히 소개하려는 시도가 여럿이다. 출판사 난다는 시와 에세이를 묶어 하루 한 편씩 읽게 한다는 시리즈 '시의적절'을 올해 시작했다. 1월 김민정 시인의 '읽을, 거리'<오른쪽>를 시작으로, 오은·서효인·박연준 등 매달 다른 시인이 12월까지 책을 낸다. 김민정 시인은 동시 '달걀도 사랑해'에서 '우리 서로 어깨와 어깨를 기대요/ 딱딱은 안 돼요/ 톡톡만 괜찮아요'라며 부드러운 시상을 불러온 뒤, 말한다. '그러니까 왜 이리 조심이냐고요?/ 깨지니까!'

문학동네는 매주 외부 필자가 추천시와 산문을 써 보내는 뉴스레터 '우리는 시를 사랑해'를 운영한다. 김연수, 김금희 등 소설가와 이병률, 박준 등 시인이 필자로 참여했고, 최근에는 박정민 배우와 김소연 시인이 담당한다. 2021년 4월 시작해, 지금까지 소개된 시의 분량을 다 합하면 시집 4~5권 정도라고 한다. 현재 구독자는 약 2만명. 문학동네 관계자는 "시 읽기와 일상을 접목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시를 한 편 한 편 해석해야 하는 문제처럼 여기지 않고, 일상에서 자연스레 향유하는 분이 조금씩 늘고 있다는 피드백을 꾸준히 받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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