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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전 후반 대활약한 이강인
전반 끝난 후 직접 위치 변경 제안

지난 13일 한국과 튀니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0-0으로 전반을 끝낸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강인(22·PSG)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득점 물꼬가 터지며 4대0 완승을 거뒀다.

반전의 이면엔 이강인의 하프타임 제안이 있었다. 중앙에 있던 자신과 오른쪽 측면 이재성 자리를 바꾸자는 것. 클린스만 감독이 이를 허락했고, 이강인은 후반 10분 날카로운 프리킥과 2분 뒤 왼발 터닝슛으로 두 골을 뽑았다. 그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았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TV조선 생중계)을 벌인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한국이 26위로 베트남(95위)에 크게 앞선다. 다득점 승리를 거둬 한껏 올라온 분위기를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

이강인 말처럼 클린스만은 선수들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조규성(25·미트윌란)도 최근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감독님이 너무 편하게 해주신다. 주장인 (손)흥민이 형이 감독님께 뭔가를 부탁하면 다 '알겠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지나친 간섭 대신 선수들의 자율성을 살리고, 각자 역량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현재 대표팀엔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 이강인 등 유럽 무대를 주름잡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지난 튀니지전은 이들의 개인 기량이 극대화한 경기였다. 하지만 반대로 전술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득점은 없었다. 선수들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감독이 전술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클린스만은 부임 후 이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진 못했다는 평가다.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공격에서는 창의적으로 선수 기량을 100% 발휘하도록 자율성을 보장하지만, 공을 빼앗겼을 때는 곧바로 수비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고자 :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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