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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조금 특별한 경험을 했다. 2년 반 만에 열린 BTS의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관람한 것이다. 단순히 공연 실황만을 관람한 것이 아니라 앱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을 하고 온라인 표를 예매하는 등 몇 가지 절차를 거쳐야 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각종 비대면 장치와 반강제적으로 친해진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온라인 공연에 참여한 사람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등 여러모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BTS의 노래를 듣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약 2시간 40분은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만난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었다.

BTS와 같은 보이 그룹을 1930년대에도 만날 수 있으니 그 역사가 꽤 길다. 1935년 즈음에 등장하는 각 음반 회사의 '리듬보이즈'가 대표적이다. '콜럼비아 리듬보이즈', '포리돌 리듬보이즈', '오리엔탈 리듬보이즈'는 노래의 후렴이나 화음을 맡아 이른바 '서브 보컬[助唱]'로 음반에 그 목소리를 실었다. 하지만 그들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이와 달리 1939년에 결성된 '리듬보이'는 이복본·송희선·김해송·박시춘으로 그 구성원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1939년 9월 30일 자에는 "여태껏 조선에서는 시험해 보지 못한 '리듬보이'의 출연이 있어 이채를 띠고 있다"라고 이들을 소개했다. 우리나라 보이 그룹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1940년에 '아리랑보이즈'로 이름을 바꾼 이들은 연기·노래·춤·연주 등 다방면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다. 네 명을 중심으로 가끔씩 구성원이 달라지기도 했던 '아리랑보이즈'에서 이복본은 프랑스의 가수 겸 배우였던 모리스 슈발리에(Maurice Chevalier)의 흉내를 잘 냈고, 작곡자로도 명성을 떨친 김해송은 하와이안 기타 연주에 특출난 재능이 있었다. 다른 구성원들도 작곡과 연주 등에서 이름을 날렸다. 검증된 음악인들이 모였으니 그 상승효과도 컸다. "소리를 사랑하고 춤을 즐기고 기쁨을 풍기고 웃음에 사는 아리랑고개 형제단(兄弟團)"으로 소개된 '아리랑보이즈'는 "설움과 근심 걱정에 찌들어 웃음을 잃은 대중에게 웃음과 노래를" 제공했다.

아리랑보이즈와 BTS! 그 시공간의 간극이야 크지만, 이들이 대중에게 춤과 노래를 선보여 웃음과 눈물로 위로한 것은 같다. 어려운 상황에도 삶은 계속되리니, 이들의 춤과 노래가 있어 아직은 견딜 만하다. 그러므로 "Life goes on"(삶은 계속된다·빌보드 1위에 오른 BTS 노래 제목)이다. 기고자 : 장유정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대중음악사학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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