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김광현, SSG 입단식… MLB생활 2년·국내 복귀 소감 밝혀

"무엇보다 SSG에서 저를 필요로 해서 (국내 복귀를) 결정했습니다. 이제 제가 할 몫은 그 믿음을 확신으로 바꾸는 겁니다."

미국 진출 2년 만에 국내로 복귀한 투수 김광현(34·SSG)은 16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KBO 리그 역대 최고 연봉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직 경쟁력이 충분한데도 친정팀 복귀를 택한 김광현에게 구단은 역대 리그 최대 규모인 4년 151억원 계약을 안겼다. 이날 밝혀진 김광현의 2022시즌 연봉은 81억원. 팀내 추신수(40)가 받는 연봉 27억원의 3배에 달한다. 류선규 SSG 단장은 "비FA(자유계약선수) 다년 계약이라 계약금이 없어 연봉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계약 기간 4년간 구단 자금 상황을 감안해 책정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은 인센티브를 제외한 연봉 총 131억원 중 81억원을 올해 받고, 나머지 50억원은 2023년부터 3년에 걸쳐 나눠받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김광현은 MLB 노사 분규로 인한 직장 폐쇄로 'FA 미아'가 됐다. 공교롭게도 김광현이 SSG와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겨우 사흘 뒤 MLB 노사가 합의에 도달했다. 그는 "노사 협상이 4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아 인터뷰도 못 하고 혼자 속앓이를 많이 했다"며 "빅리그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마음을 접는 건 순식간이었고, SSG와 계약하면서 '내일 직장 폐쇄가 풀리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했다.

김광현의 미국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가 미국으로 향한 직후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그는 "그때 4~5개월 동안 운동을 못 하고 쉰 게 지금도 아쉽다. 수퍼에서 두루마리 휴지도 살 수 없어 야구장 화장실 휴지를 훔쳐와서 집에서 썼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그는 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적응을 잘할 수 있게 도와준 애덤 웨인라이트, 야디어 몰리나에게 정말 고맙다"며 "코로나 시국에 집에 초대해줘서 마당에서 함께 캐치볼을 했던 게 아직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김광현은 마무리로 MLB에 데뷔한 뒤 동료들의 집단감염으로 선발투수 등판 기회를 잡았다. 허리와 팔꿈치 부상 등 여러 번 위기를 겪었지만 두 시즌 동안 35경기(28선발)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광현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신장 경색으로) 병원에 누워 있다가 돌아와 7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진 경기"라며 "저스틴 터너, 크리스천 옐리치, 조이 보토 등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상대해 영광이었다"고 했다. 그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간 팬서비스와 야구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김광현은 "팀이 (SK에서) SSG로 바뀌면서 많이 메이저리그화됐다고 생각한다. '2년 전 내가 있던 그 팀이 맞나'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적응을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개인 성적에 대해선 "투수의 성적은 야수들이 관여하는 게 너무 많다"면서도 "제가 등판했을 때 팀 승률이 80% 이상은 돼야 한다. 제가 등판하면 우리 팀 야수는 힘을 받고 상대팀 선수는 기가 눌리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계약이 늦어진 만큼 선수단보다 조금 늦게 야외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야외 훈련 대신) 실내에서 하체 훈련이나 러닝을 꾸준히 했고, 오늘 아침에도 공을 60개 던지고 왔다"며 "다음 주 정도에 시범경기에 나설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상대하고 싶은 선수는 없지만, KT 위즈는 꼭 이기고 싶다"며 이유를 밝혔다.

"우승하려면 일단 작년 우승팀 KT를 이겨야죠. KT 상대로 등판해서 꼭 이기고 싶습니다. SSG가 지난 2년간 성적이 조금 부족했는데, 이번 시즌이 끝나고 김광현으로 인해서 우승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면 참 좋을 거 같아요." 기고자 : 인천=김상윤 기자
본문자수 : 193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