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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 김모(50)씨는 작년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 2층 사무실에 부동산을 차렸다. 인근 아파트단지 상가 1층에서 사무실을 운영하다가 월 300만원에 이르는 1층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더 저렴한 2층 사무실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김씨는 "길 가다가 들어오는 '워크인 (Walk-in)'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온라인 홍보로 보완하고 있다"면서 "주변 사무실들 중 임차료 부담 때문에 아예 폐업하거나 고층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곳이 늘었다"고 했다.

정부 대출 규제 등의 여파로 부동산 거래량이 줄면서 1층 임차료 감당이 어려워진 공인중개사무소(부동산 중개업체)들이 1층이 아닌 고층에 입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공인중개사무소는 목 좋은 1층 상가'라는 건 부동산 시장에서 하나의 공식이었는데, 이게 깨지고 있는 것이다. 2~3층에 사무실을 내는 것은 물론, 아예 간판도 없는 공유 오피스에다 책상 하나만 빌려서 일하는 공인중개사도 생기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전국의 주택 매매 건수는 총 4만170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 급감했다. 30년째 서울 영등포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왕경(65)씨는 "매매 거래를 해본 지 1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며 "거래가 뚝 끊기는 바람에 수입이 없어 모아둔 돈으로 경비와 임차료를 충당하며 영업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유행 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동산 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관악구의 복합쇼핑몰 7층 공유 오피스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재국씨는 자기 사무실 블로그와 유튜브를 별도로 운영하며 매물 소개를 한다고 한다. 그는 "유튜브엔 눈길을 끌기 위해 '신축 빌라 투자 때 꼭 알아야 할 점' 등 부동산 지식도 촬영해 올린다"고 했다. 기고자 : 강다은 기자 이유진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이민영 인턴기자(서울대 언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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