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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탈원전에 대해 '미온적 감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 간부를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추천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감사원 주변에선 "탈원전 감사 뭉개기를 한 인사를 '탈원전 백지화'를 천명한 당선인 인수위에 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최근 A 국장을 포함한 두 명을 인수위에서 사정 기관을 관할하는 정무사법행정분과의 전문위원 등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분과별 실무를 담당하는 인수위 전문위원은 새 정부 출범 후 요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흔히 '출세 자리'로 꼽힌다. 그런데 A 국장의 인수위 추천을 두고 감사원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A 국장은 2019년 10~12월 3개월간 현 정권이 밀어붙인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를 지휘했다. 감사는 초기에 핵심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관건이기 때문에 A 국장이 지휘한 초기 3개월은 이 감사의 '골든 타임'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 초기부터 관가(官街)에선 "의지가 없는 코드 감사" "핵심 자료들이 대거 날아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실제 A 국장이 이 사건 감사를 지휘하던 2019년 12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내부 문건 444건을 무더기 삭제했다. 나중에 일부 복구된 파일에서 '북한 원전 건설 방안' 문건 등이 나왔지만 120건은 끝내 복구하지 못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2020년 4월 이 사건 감사 실무 책임자를 유병호 국장으로 교체하면서 "외부의 압력이나 회유에 순치(馴致·길들이기)된 감사원은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고 했다. A 국장 등이 이끈 초기 원전 감사가 '정권에 순치된 감사'였다는 걸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런 A 국장을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추천하고, 원전 감사를 제대로 했다고 평가받는 유병호 국장은 올 초 비(非)감사 보직으로 좌천시켰다. 이를 두고 감사원 안에선 "뭉개면 보은, 안 뭉개면 보복"이란 말이 돈다. A 국장은 본지 통화에서 "개별적으로 언론 대응을 할 순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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