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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靑 오찬 회동 이례적 취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했다. 양측은 회동 무산 이유에 대해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한다"고 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임기 말 '알박기' 인사를 두고 신구 권력이 충돌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첫 회동이 불발된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아침 동시에 회동 무산을 알렸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을 통해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실무자 차원의 협의는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양측 모두 다시 만나는 날짜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일정을 고려할 때 이번 주는 힘들고 다음 주나 돼야 한다"고 했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대부분 열흘 안에 이뤄졌다.

양측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3, 4월 임기를 마치는 한국은행 총재 및 공기업·공공기관장 후임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청와대는 "윤 당선인에게 협조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당선인 측에서 인사와 사면을 오찬 회동의 의제로 제기하자, 청와대는 "사면권과 인사권은 현직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강경 입장으로 돌아섰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았던 이유가 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하기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했다고 한다. 또한 윤 당선인 측이 "임기 말 인사는 우리와 협의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하자, 청와대 일부 참모들은 "우리도 법대로 할 테니, 당선인 측도 법대로 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의 성격을 두고도 청와대 관계자는 "첫 만남은 축하와 덕담이 이뤄지는 자리"라고 했지만,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청와대 측과 코로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청와대·관저 이전, 인사 협조 등 폭넓게 국정 전반에 대해 의논해야 한다"며 상반된 인식을 보였다.

다만 양측은 정권교체기에 신구 권력의 갈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다시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A3·4면 기고자 : 김아진 기자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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