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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북한군이 3일간 비무장지대(dmz)내에서 도발행위를 벌임으로써 이곳에서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여전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도발행위는 시작때와 마찬가지로 예고없이 갑작스레 사라졌다.

dmz내 북의 도발은 항상 있어왔지만 그 시기나 규모면에서 최근의 사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것이다. 북한은 미군 전쟁포로 및 사망자 유해 문제를 놓고 미관리와 베를린에서 회합을 갖기로 약속했었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측과 뉴욕에서 계속 협상을 진행시키기로 돼있다. 그런데 왜 북한은 또다시 dmz내 도발로 그 모든 것을 위험하게 했단 말인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은 도발행위가 군사적 메시지 아닌 정치적 메시지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평양은 침공에 필요한 군사력을 전혀 동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지 주한 un군사령관 게리 럭 장군이 미의회에서 북한정권이 붕괴할 것이라고 사견을 밝힌데 대한 불쾌감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분석했다. 다른 이는 한-미간 제주도 정상회담에 암운을 드리우려는 의도였다고 믿고있다. 그러나 북한의 정책결정자들이 그런 부수적이고 상징적인 목적을 위해 그간의 그 많은 성과를 무력화시킬 위험을 감수했겠는가 자못 의심스럽다.

세번째 분석은 김대통령과 집권여당을 북의 도발에 대해 무력하게 만듦으로써 지난 목요일 한국에서 치른 총선에 영향을 끼치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집권여당에 기대이상의 결과를 안겨주었을 뿐이었다.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내 군부와 강경론자들이 한-미-일 협상무드에 찬물을 끼얹기 위해 일을 벌였다고 분석한다. 꽤 그럴듯 하지만 이 또한 뒷받침할 어떠한 증거도 없다.

가장 설득력있는 분석은 북한이 위기상황을 연출、 미국등 국제사회 국가들의 원조의욕을 떨어뜨림 없이도 미-북 양자간 평화협상을 재개하게끔 압력을 넣었다는 분석이다. 94∼95년 미국과 핵협상과정을 겪으면서 북한은 위기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음을 경험했고 이번에도 그 카드를 써먹으려 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북의 실제 의도였다면 결론부터 말해 이는 실패하게끔 돼있었다. 워싱턴은 한반도 평화협상 당사자의 하나인 남한을 제외한 어떠한 협상도 있을 수 없음을 계속 천명해왔다. dmz내에서의 무력시위를 포함한 여하한 압력을 북이 가한다해도 이 사실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한-미-일은 이제 북이 더이상의 도발행위를 못하도록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 북에 대한 어떠한 경제적 추가원조도 북의 태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모든 외교채널을 통해 북에 알려야한다. 더이상의 도발은 모든 원조의 즉각적 중단임을 깨닫게 해야한다.

이번 사건은 한반도가 약2백만의 무장한 군인들이 대치하고 있는 여전히 극히 위험한 장소임을 상기시켜준다. 70년대초 남북대화 재개후 겪은 여러 굴곡과정을 지켜봐온 사람이라면 단기간에 극적인 타결점을 찾을 것이라고 누구도 낙관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에 내재된 위험천만한 갈등상황을 영속화할 수는 없기에 한국과 미국은 별 도리없이 평화정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정리=신용관기자 >

이 글은 스탠리 로스 전백악관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미 14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이다. 로스 전차관보는 「북한의 수수께기 같은 도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비무장지대 도발은 미-북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것으로 이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