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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날은 한달 뒤인데 전셋방을 당장 비워줘야 하는 경우,2년간 해외근무를 나가는데 세간살이를 모두 가져갈 수도 없고,그렇다고 팔아치우자니 아깝고 . 사무실이나 집안에 쌓이는 갖가지 잡동사니들을 일정기간 보관해주면서 원할때 언제든지 돌려주는 신종서비스업이 싹을 틔우고 있다.

비용은 전세금 형태

지난달 말 문을 연 (주)한국공간관리시스템(대표 강승헌)은 체계적인 물품보관업을 처음 시작한 업체로 꼽힌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물류연구원,증권-보험전문가,통관업무담당자 등 4명의 전문가가 만든 이 회사는 개업 보름만에 5명의 개인과 1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비교적 순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가장 처음 짐을 맡긴 이모씨(45)는 미국지사 발령을 받아 2년간 집을 비워야 할 처지이다. 집이야 전세주면 되지만,수년간 정성껏 모은 레코드판 3백여장과 책 등은 가져가기 함들고,그렇다고 팔거나 남을 주자니 너무 아까웠다.

판촉에 나선 한국공간관리시스템 직원의 말에 이씨는 처음에 반신반의했지만,2년간 모든 세간살이를 맡아 주는 비용으로 전세금 9백만원을 2년간 맡겼다 찾아가면 된다는 설명에 위탁을 결정했다.

보관하는 모든 물건은 화재 또는 파손에 대비,배상보험에 가입됐다.

지난달 27일 짐을 맡긴 김모씨(41)는 이사 케이스이다. 서초동에서 압구정동으로 이사가는 김씨는 이사날짜가 맞지 않아 두달반동안 가재도구를 맡겼으며 보관료는 15만원이었다.

최근 서울-인천-대전의 3개 지점을 정리한 n보험도 한국공간관리시스템에 물건을 맡겼다.

전용창고에 밀봉 보관

영업실적이 부진한 지점을 일단 폐쇄했지만,곧 다른지역에 새 지점을 열 계획이어서 기껏 마련한 사무용품을 팔아버리는 것보다는 잠시 보관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한국공간관리 시스템은 고객이 의뢰한 물품을 포장-운송해 충북 음성에 있는 전용창고에 밀봉상태로 보관한다.

전문회사는 아니지만,이삿짐센터,은행-증권회사도 물품관리를 대행하고 있다.

이삿짐센터서도 운영

이삿짐센터마다 가격은 다르지만 t사의 경우 20평 아파트의 살림살이를 한달간 맡아주는데 40만~50만원을 받으며,컨테이너 하우스에 이사짐을 보관하는 s사는 하루에 3만5천원씩 받는다고 밝혔다.

은행대여금고에는 중요한 서류나 도장 등을 보관할 수 있으며,고액 예금자 등에 주로 대여된다. 이용료는 보증금 2만~20만원에 1년 수수료 5천~2만원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트렁크룸 비즈니스 로 불리는 물품보관업이 성해중이다. 지난 66년 설립된 완비시아르카이브즈사의 경우 각종 문서-서류를 보관해 주며,고객이 원할 때는 언제라도 가정이나 사무실까지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일본 물품보관업체는 대규모 회사만 1백50여개에 이른다. <최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