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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 후보중 흉악범 전과자가 상당수 있다는 사실(15일자 본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집시법-보안법 등 정치관계-사업상의 벌금형,단순 경범죄 전과는 논외이지만,사기-강간-폭력-마약 등 사회악 전과자가 27명이나 된다는 것은 보통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특히 이번 조사가 1천50명의 후보중 그래도 당의 엄선을 거쳤다는 민자 민주 국민당 후보 3백3명과,신정-무소속 20명 등 대략 총 후보의 3분의 1을 조사대상으로 한 결과가 이렇다.

그렇다면 후보전체를 조사하면 더 놀라운 결과가 나올 것이 틀림없다.

이 전과자 속에는 무려 22범의 기록을 가진 상습자까지 포함되어 있다니 망연자실할 뿐이다.

국회의원은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회기중에 체포되지 않는 특권을 비롯,각종의 광범한 권한을 가질뿐 아니라,국가의 1급 비밀에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같은 국사를 다룰 의원이 한두번의 실수가 아닌,사기-강간-폭력 등 파렴치 강력범죄를 5-6회씩 반복하여 범하는 누범자라면 평범한 상식으로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런 전과기록자들이 만들었거나 참여한 법에 의해 선량한 시민의 명예와 재산,그리고 행위의 적법성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흉악 전과자가 단 1명이라도 국회에 들어갈때,이 사람에 의한 피해자나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이 국회를 어떻게 보겠는가. 국민정서나 커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국회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문제는 이들이 엄연히 후보등록을 마쳐 적법한 후보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1주일만 있으면 깨끗한 표 를 받을 준비를 완료했다는데 있다.

선거라는 것 자체가 국민의 심판이며,국민이 이들을 선택하지 않으면 그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이러한 전과나 그 전과내용을 국민들이 알 수 없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현행 의원선거법이 여기까지 고려하지 않은 맹점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적으로 국민 각자가 투표에 앞서 후보자들의 전과문제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그리고 다음 국회에서는 법의 관계조항을 고쳐서라도 보완규정이 마련돼져야 할 것이다. 전과의 소멸,형의 실효조항이 다른 법에 규정되어 있고 전과를 들먹이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인권침해라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직자,그 중에서도 막중한 국사를 담당하는 의원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에겐 전과에 대한 소상한 기록을 공표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이런 조치는 흉악범이 늘어나는 사회에 대해 입법부의 의지표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