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스미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최종일 버디 10개, 6타 줄여 역전
72개홀 중 42개, 퍼트 한번에 끝나

남자 프로 골퍼 캐머런 스미스(28 ·호주)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퍼팅은 원래 한 홀에서 한 번만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는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퍼팅 18개로 라운드를 마쳐 PGA 투어 한 라운드 최소 퍼트 수 타이 기록을 세운 '퍼팅 왕'이다.

그는 178cm, 72kg의 크지 않은 체격으로 티샷 능력은 바닥에 가깝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110위(297야드)에 정확성은 162위(54.95%). 티잉 구역에서 작아 보이던 스미스는 그린에 가까워질수록 무서워진다. 그린 적중률은 10위(72.65%)이고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는 1위(1.64개)다. 이렇게 해서 스미스는 평균 타수 1위(69.27타), 상금 1위(579만 달러)를 달린다. 초장타 열풍이 PGA투어를 뒤덮고 있지만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란 말이 아직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음을 스미스는 보여준다.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스미스는 '퍼팅 왕'다운 신기의 솜씨를 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그는 이 대회 4라운드에서 퍼트 수 101개를 기록했다. 퍼트 한 번으로 끝낸 홀이 72개 홀 중 42개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도 1위(1.55개·최소 기준)였다. 이날 4라운드에선 원 퍼트로 마친 홀이 12차례나 됐다.

과연 그의 퍼팅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스미스는 지난해 PGA투어가 제작한 비디오 프로그램에서 "연습할 때 거울(퍼팅 미러)을 보면서 느낌을 찾는다. 공을 굴리는 느낌을 찾으려고 하는데 경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퍼팅 루틴에 충실한 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퍼팅 루틴은 이렇다. '①그린을 읽고, 홀 근처 한 지점을 목표로 정하고, 뒤로 물러서서 전반적인 그린 상황을 살펴본다. ② 목표를 향해 조준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퍼팅 라인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공의 궤도를 확인한다. ③ 집중해서 퍼팅한다. ④ 퍼팅을 한 뒤에는 거리에 관계없이 공이 멈출 때까지 눈을 떼지 않는다. 그게 아주 중요하다.'

스미스는 이날 버디 10개(보기 4개)를 뽑아내며 6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특히 마의 홀로 평가받는 17번 홀(파3) 공략이 압권이었다. 이날 17번 홀 핀 위치는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의 오른쪽 가장자리로, 물까지 여유 거리는 3m가 채 되지 않았다. 스미스는 대담하게 핀을 겨냥해 샷을 했고, 홀과 물 사이에 공을 떨어뜨린 뒤 1.2m 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하고도 2위 아니르반 라히리(인도)를 1타 차로 제치고 통산 5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44억원)였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본문자수 : 139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