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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중대재해처벌법 자체 양형기준 마련… 기본 '징역 2년 6개월~4년'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검찰이 중대 재해 사망 사고가 날 경우 기본 양형(量刑·형량 결정)을 '징역 2년 6개월~4년'으로 정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기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사망 사고에 대한 대법원 기본 양형(징역 1년~2년 6개월)보다 형량을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새 양형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징역 3년이 선고됐던 2020년 '이천 물류 창고 화재 사건(38명 사망)' 시공사 책임자는 최소 10년 이상 징역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산업재해 처벌에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처벌 대상이 사업주(대부분 법인)였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발생하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검찰청은 이런 내용이 포함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범 양형 기준'을 만들어 최근 일선 검찰청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양형 기준에 따르면, 중대재해 사망 사고(법정형 징역 1년 이상)에 대해 검찰은 '2년 6개월~4년 징역'을 기본으로 정하고 감경·가중인자를 반영하기로 했다. 주요 가중인자로는 사고 재발 빈도와 규모, 중대성 등이 포함됐다. 사고 규모 등이 커질수록 형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감경인자는 사고 발생 경위, 합의 및 피해 회복 등이다.

양형 기준은 본래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정한다.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법 시행 초기여서 양형 기준이 아직 없다 보니 검찰은 처벌 기준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양형 기준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는 앞으로 검찰이 재판에서 구형(求刑)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기준에 따르면 과거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처벌 기준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고로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 사장의 관리 감독 부실이 입증되면 징역 4~5년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검찰은 분석했다. 이 법 5조는 경영책임자(대표이사 등)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하면서 그 대상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등으로 정했다. 또 2012년 하도급업체 직원 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친 여수산단 화학 공장 폭발 사건에서 산업안전법 위반 등으로 징역 8개월이 확정된 공장장도 새 양형 기준에선 5~7년 징역형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분석했다.

검찰은 양형 기준과 함께 배포한 벌칙해설서에서 기업의 '최고안전책임자(CSO)'와 경영책임자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다뤘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전후로 많은 기업들은 CSO를 신설하거나 직급을 올리고, 대표이사가 아닌 CSO가 경영책임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독립적인 인사·예산권을 부여했다. 이를 두고 안전 책임을 CSO에 미룬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2015년 직원 3명이 사망한 'SK하이닉스 질소 질식 사고' 당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던 임원 A씨는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지만,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직접 근로자를 지휘·감독하지 않았다는 점이 고려돼 입건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벌칙해설서에서 "경영책임자가 A씨를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의 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대표이사의 처벌 가능성도 열어뒀다. 앞서 고용노동부도 '중대재해법 해설'을 통해 CSO를 선임했다는 것만으로 대표이사가 면책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픽] 중대재해처벌법 검찰 양형 기준과 과거 사건 처벌 수위 비교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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