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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리아바이오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암은 2000년 이후 21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암세포와 싸우는 수많은 환자를 위해 여러 기업과 연구진들이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중 카나리아바이오(대표 나한익)는 가장 주목받는 항암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차세대 항암제이다.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면역항암제 중에서도 가장 부작용이 적은 암 치료 백신을 개발 중이다. ▲난소암 치료를 위한 면역항암제 '오레고보맙' ▲췌장암과 MUC1(특정한 상피세포에서 발견되는 단백질)이 과발현(過發現)되는 고형암에 쓰일 수 있는 면역항암제 'AR20.5' ▲유방암에 쓰이는 'anti-HER2/neu IgE' 항체 의약품 등이 있다.

◇난소암 치료 '오레고보맙' 임상 3상 14개국에서 진행

'오레고보맙'은 난소암에서 과발현하는 CA125라는 항원과 결합하는데, 일반적인 항체의약품보다 월등히 높은 결합력을 가지고 있다. 투여 후 30분 안에 CA125와 결합해 면역복합체를 만든다. 이는 항원제시세포에 의해 흡수되며, 항원제시세포는 항원의 정보를 세포 표면에 나타내 여러 면역 세포를 활성화한다.

'오레고보맙'은 임상 2상에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을 화학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질병이 진행하지 않는 기간)이 42개월이었다. 화학항암제만 투여한 대조군 결과(12개월)보다 무려 30개월 늘어난 수치이다. 이는 유명 글로벌 면역항암제들이 대부분 임상 3상서 무진행생존기간을 3~4개월 늘렸던 것에 비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레고보맙'은 현재 임상 3상을 14개국 132개 사이트에서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고대안암병원 ▲국립암센터 ▲서울대병원 등이 글로벌 임상에 참여 중이다. 환자는 최종 목표 602명 중 35%가 모집됐다. 2023년 3분기에 중간 결과를 도출하고, 최종 결과 발표는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로 예상한다. '오레고보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속하게 허가 검토를 받을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글로벌 임상 3상이 성공할 경우, 2025년 중 허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과 마케팅 파트너십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지난 1월 열린 'JP모건 콘퍼런스'에서도 수십여 개의 다국적 제약사와 미팅을 진행했다. 기술 이전 방식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구조 창출을 목표로, 총매출의 50% 이상을 가져오는 직판(直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시장 분석 결과 ▲약가(藥價) 1억6000만원 ▲시장점유율 46%일 경우 연간 매출은 7조6000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인 파프억제제(PARP inhibitor) 병용 투여 임상에서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100%' 시장점유율까지 전망하고 있다.

◇췌장암 치료 면역항암제 'AR20.5' 등 항암 신약 개발에 박차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AR20.5'는 '오레고보맙'과 동일한 플랫폼 기술을 사용하는 항체의약품이다. MUC1이라는 항원과 결합해 작용하기 때문에 MUC1이 과발현하는 여러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 임상 1상에서 안정성·체액성(혈중 항체와 항원이 반응해 외래 항원을 배제)·세포성 면역반응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내년에 임상 2상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또 '신데렐라 항체'라고 불리는 IgE(면역글로불린E) 기반의 'anti-HER2/neu IgE'는 현재 전(前)임상 단계에 있다.

나한익 대표는 미국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 전문기업(CMO) 제놉시스를 설립·운영했다. 헬릭스미스·뉴로마이언·ANLBIO에서도 ▲신약 기획 및 개발 ▲기술 수출 ▲M&A 등 전 영역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나 대표는 "오레고보맙은 확실한 바이오마커(biomarker·생명체의 병리적인 상태 등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가 있고, 임상 2상 성과를 감안했을 때 임상 3상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혁신적인 항암 신약을 통해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물론, 가족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전력투구하겠다"고 전했다.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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