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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간섭＂이라는 서방 비판에 '평화유지군' 명목 활동하다 귀국

카자흐스탄에 파견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 소속 러시아군이 13일(현지 시각) 철수를 시작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발표했다. 지난 2일부터 벌어진 카자흐스탄의 반(反)정부 유혈 시위 진압에 투입된 지 일주일 만이다. 러시아군 투입을 "군사적 간섭을 통한 주변국 영향력 확대"라고 경계해온 서방의 비판을 의식해 철수를 서두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CSTO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구(舊)소련 6국 안보·군사 협력체로, 6일부터 총 2500여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이날 "러시아 공군 소속 IL-76 군용 수송기 4대가 알마티로 파견돼 공수부대 1진을 러시아로 수송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소속 아르메니아·벨라루스·타지키스탄 군인도 본국 주둔지로 실어나를 예정이다.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마주한 키르기스스탄 부대는 육로로 복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요청으로 CSTO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고 강조해 왔다. 무장 시위대가 진압 군경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정부 주요 시설을 점거하자, 토카예프 대통령이 시가전 상황에 능한 대(對)테러·특수전 부대의 지원을 CSTO에 요청했고, 이에 러시아와 회원국들이 모두 병력을 파견했다는 것이다. 이 중 러시아가 제일 먼저 자국 특수부대 '스페츠나츠' 소속 공수대원을 6일 카자흐스탄에 투입했다. CSTO가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것은 1992년 결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CSTO 평화유지군은 6일부터 시위 중심지인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와 수도 누르술탄 등에 파견돼 정부 청사와 대통령궁 등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이 시위대와 직접 교전을 벌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사태로 9900여명이 체포되고, 최소 16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CSTO 평화유지군 철수는 19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수 시한을 명확히 밝힌 것은 "카자흐스탄에 남아 러시아의 내정간섭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평화유지군 철수 시작을 보고받고 "CSTO가 회원국 간의 단결된 노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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