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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6일 제주도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후 도쿄(동경)에 도착해서는 하시모토(교본룡태랑)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일(미-일)간의 새로운 안보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기지 축소와 도쿄 부근 요코다 미공군기지의 소음공해 문제로 양국간의 분위기가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상호 군사적 협조관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서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유사시 미-일간의 군사협력 범위를 확대하려고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미군에게 가솔린과 기타 보급품을 제공하는 등 지원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필리핀 이북 극동」에서 작전할 경우에 한정되어 있다. 그 지역 범위를 「아시아-태평양」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냉전이후 미국의 아-태(아-태) 안보정책이 바뀌고 있는데다 최근 대만해협의 긴장에 따라 미-일 양국의 안보인식이 달라진 때문이다.

한국은 「필리핀 이북 극동」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우리에게는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 자위대의 행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아-태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영향력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쟁도 군사력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다고 볼때 문민정부가 특히 주창하는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일 안보체제에서는 한반도 등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를 가정하여 한국에 체재하고 있는 일본인과 미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협력방안도 포함된다고 한다. 일본인들의 생명과 재산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자위대의 출동도 가능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 한-일간의 인적-물적 교류는 엄청나다. 만일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고 일본 자위대가 체한(체한) 일본인 구출에 나서는 경우가 된다면 우리의 국가-민족 운명은 더욱 어려운 사정에 말려 든다. 이 땅에 일본인들이 없었던 6ㆍ25 때와는 다를 것이다.

미-일간의 새로운 안보체제에서 우리의 선택과 대응은 중요하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할 경우 우리 민족이 입을 피해에 대해 사려깊은 인식이 필요하다.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다룰 안보문제는 어렵고도 복잡하다. 총선이 끝났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만 클린턴 대통령을 맞을 일이 아니다.

지난 한햇동안에도 재벌그룹의 기업확장은 여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재벌그룹의 계열회사는 모두 6백69개사로 지난 한햇동안 신설 또는 인수한 기업이 46개사에 이른다는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식 발표이다. 이는 전년에 7개사가 늘어난데 비해 거의 7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재벌의 경쟁적인 기업확장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해 주고 있다. 물론 이들 재벌그룹들이 지난해 확장한 계열기업이 대부분 정보통신 금융 유통같은 유망산업으로 사업영역의 다각화라는 측면에서 불가피했던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무차별적인 업종과 기업확장으로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30대그룹의 국내총생산(gdp)대비 매출비율은 90％를 넘어서 전년의 81％에 비해 급증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 30대그룹의 자산총액도 한햇동안 22ㆍ9％나 증가해 재벌의 몸집이 급격한 속도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른바 대표적인 5대재벌의 거대(거대)화 현상이다. 자산총액 매출순익 여신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나머지 그룹을 다 합쳐도 5대재벌그룹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5대재벌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은 이제 거의 절대적이다. 물론 세계 시장에서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아직 우리 기업의 규모가 한 단계 더 커져야만 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이질(이질)적인 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기업의 대형화는 오히려 기술과 인력 자금을 한 업종에 집중 투입하는 업종전문화로 이루어져야 한다.

민간 자율과 세계 경쟁의 시대에 행정력을 통한 기업확장의 방지에는 한계가 있다. 기업의 진입(진입)과 퇴출(퇴출)、 그리고 기업 경영활동에는 이제 정부가 정책적으로 강제할 수도 없고、 또 실효도 거둘 수 없음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결국 경제력 집중의 해결은 재벌 스스로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다. 물론 현정부 출범초기에도 재벌기업들은 경쟁적으로 계열기업의 정리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의 계열기업 정리가 실패했던 것은 당국을 의식한 마지못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재벌도 이제 기업을 대형화 전문화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경쟁력을 위해 스스로 계열기업과 업종을 정리하겠다는 자세와 인식전환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