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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구주)지역이 동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중심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대기업들이 규슈에 속속 첨단공장을 건설,경제력에서 한국을 앞지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일본 영토중 가장 서쪽에 위치,변방 지역으로 통하던 규슈섬이 최근에는 아시아와 지리적으로 가장 근접한 장점을 이용,아시아 국가와의 교역을 확대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조선생산 세계 3위,오토바이생산 6위,1인당 소득 10위,자동차생산 11위 .

규슈섬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규슈의 국민총생산(gnp)은 지난 88년 기준으로 2천5백56억달러로 한국(1천7백28억달러)을 멀리 제쳤으며,호주(2천3백79억달러)보다도 많아 세계 13위 수준이다.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를 합친 정도의 면적에 인구 1천3백만명이 사는 작은 섬이지만 경제적으로는 한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규슈의 자동차 생산량은 현재 연산 40만대지만 오는 4월 닛산자동차 규슈공장이 생산량을 20만대 더 늘리고,내년 봄 도요타자동차 후쿠오카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승용차 생산량은 연산 80만대로 늘어난다. 지난해 1백13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한 한국을 바짝 추격하는 것이다.

89년 7월부터 1년반동안 1백5개의 자동차관련 기업이 몰려 들었다는 것을 봐도 앞으로 자동차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아사히신문은 내다봤다.

일본 전체 반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규슈는 실리콘 아일랜드 로도 불린다.

일본전기의 구마모토공장,도시바의 오이타공장,오키전기와 후지쓰의 미야자키공장 등이 모두 이곳에 위치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반도체 경쟁의 진원지는 이에 혼슈가 아니라 규슈이다.

정보통신업 거점으로도 규슈는 유력하다. 후쿠오카현은 소프트리서치 파크 를,구마모토현은 테크노리서치 파크 를 각각 개설,첨단 정보산업 유치를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히타치사의 업무소프트 개발부분이 후쿠오카에 개설됐으며,일본 ibm과 ntt(일본전신전화)도 관련회사를 설립했다. 내년에는 도시바의 시스템센터가 문을 연다.

후쿠오카 소프트리서치 파크에는 대우그룹이 현지 소프트웨어회사 시티아스콤과 공동으로 20층짜리 건물을 짓고 있다.

대우는 이곳을 거점으로 일본시장에,아스콤은 대우를 통해 한국기업의 업무특성을 파악한 뒤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형 산업도 활발해 각각 세계 3위,1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남부지방에서는 고급 쇠고기를 생산,미국 홍콩에 수출한다.

밀려드는 한국 관광객으로 관광산업도 살아나고 있으며,전체 관광객중 일본 본토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아 한국과의 관계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미 정신적으로 일본 본토(혼슈)로부터 독립했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규슈인들은 부산시와 공동 경제세미나를 여는 등 경제연합을 꾀하고 있어 앞으로 경협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