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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양딩신 九단

〈제10보〉(115~124)=하품은 심리적 이완(弛緩)을 상징한다. 긴장감과 대척점에 있다. 감정이 격할 때, 남과 다툴 때, 무엇인가로 흥분했을 때는 절대 등장할 수 없는 신체 현상이다. LG배 26년 역사상, 그것도 결승전서 그런 장면을 처음 접했다. 바로 이 바둑 이번 보(譜)에서다. 베이징에서 온라인으로 대국 중인 양딩신의 하품 모습이 TV 중계 화면에 여러 번 비쳤다.

하품이 나올 만큼 흑이 편한 형세라면 백으로서도 뭔가 비상 대책을 들고 나오는 게 당연하다. 평범한 대응은 가만히 앉아 적이 건네는 사약(賜藥)을 받는 길이기 때문. △로 강력히 끊어갔을 때만 해도 흑은 115를 놓기까지 16분의 장고를 거쳤다. 118로는 참고도 1, 3으로 봉쇄하고 싶지만 8까지 멋지게 탈출한다. 118을 기다려 반대쪽인 119, 121로 돌파했다.

123은 나름대로 신중한 보강. '가'로 꼬부려 우중앙 흑의 연결을 확실하게 해두는 것이 두텁지만 백이 '나' 부근을 선점하면 좌중앙 흑의 삶을 장담할 수 없다. 뒤이어 신진서가 놓은 124는 단순한 양단수가 아니고 엄청난 노림을 품은 비수였다. 그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양딩신의 찢어질 듯한 하품 장면이 TV 모니터에 또 한 번 클로즈업된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3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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