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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서 재편에 능동적인 참여를＂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께 아낌없는 축하를 드린다. 앞으로 당선인이 보여줄 리더십과 국정의 틀이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국운과 직결된다.

우선 국정 목표를 실현 가능하게 설정하고, 정부 조직을 팬데믹과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 글로벌 가치 체인 등 문명사적 대전환에 최적화되도록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세계 각국 정상들도 당선인의 글로벌 비전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굳게 다져주기 바란다. 그 바탕 위에서 당선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더 견고해질 것이며, 국가 대혁신의 힘도 여기에서 나올 것이다. 예측 가능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국제사회의 신뢰와 폭넓은 지지를 확보함에 있어서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주의가 흔들리면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사회가 혼란스러워 국민이 불안하다. 자유민주적 질서를 정상화시키고 민주시민 의식을 바로 세워야 한다. 자유와 정의, 공정과 상식, 그리고 법치와 같은 민주적 기본 가치는 국가 공동체를 지탱하는 원천이다. 결연한 의지를 갖고, 국민과 함께 국가 대개조를 끈기 있게 추진해주기 바란다. 국민 화합과 국가 통합에 신명을 바치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다잡아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의 모든 대립과 갈등은 과거에 묻어두고, 불화와 분열을 치유함으로써 미래를 개척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과의 소통이다. 국정 현안에 대해서 적시에 국민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정치권과의 협치가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화합과 통합의 가치는 외교와 안보의 외치(外治)에서도 그 정신을 십분 살려야 한다. 이념과 정파, 그리고 진영이 대립하는 외교 안보 정책으로는 밖에서 힘을 발휘할 수도 없고, 국익을 온전히 지켜낼 수도 없다. 초당적인 외교 안보 정책의 절실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우리의 외교 안보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자강의 절실함은 배가되었고, 동맹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이러한 국제 질서 재편 과정에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외교 안보 정책의 핵심은 바로 한미 동맹이다. 한미 간 우호와 동맹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경제적 이익과 국가 안보 간의 비중과 균형을 살피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과 법치와 같은 보편타당한 가치와 원칙은 반드시 수호해 나가야 한다.

한일 관계의 개선은 새 정부의 외교 안보 지평을 넓히는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다. 과거를 직시하되, 양국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리의 전략적 최종 목표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있음을 재확인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체제를 지속적으로 갖춰나가되,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 공조를 통해 끈기 있게 설득해야 한다.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조급하게 서두는 것은 과거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 대국과 문화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에 상응하는 역할을 다함으로써 국격도 함께 높여야 한다. '2050 탄소 중립' 등 기후 정책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대외공적원조(ODA)를 비롯한 국제사회 공헌 활동을 대폭 늘리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

당선인은 항상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의 선택에 부응해야 한다.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자세로 기필코 국정을 성공으로 이끌어서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기고자 : 반기문 前 유엔 사무총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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