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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독감 예방 접종하면 아이도 면역 생겨요

병은 걸린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것이 낫다. 백신은 감염병을 가장 쉽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맞아야 한다. 임신하면 독감,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우리가 맞는 백신은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부작용을 걱정해 백신을 맞지 않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 아니다. 대부분의 약물도 일시적인 불편감부터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다. 하물며 체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감염될 때 치료법이 없는 질환에서 백신은 유일한 방책일 수 있다.

◇사백신과 생백신

백신은 사백신(비활성화 백신)과 약독화(弱毒化) 생백신으로 나뉜다. 사백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죽여서 감염력이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고 약독화 생백신은 감염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약화시킨 것이다.

사백신은 임신 중 접종하더라도 임신부와 태아에게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A형과 B형 간염 백신이 있다. 1차 혹은 2차 백신을 접종받은 후에 임신이 됐더라도 예정된 시기에 맞춰 추가 접종을 받아도 된다. 감염될 위험이 높으면 임신 중에 예방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백신으로 폐렴균과 수막염균 백신 등이 있다.

임신과 관련해 자주 문제가 되는 생백신은 풍진 백신이다. 임신 초기 풍진에 감염되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예전에는 임신 초기에 풍진 예방접종을 했던 임신부에게 유산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임신 직전이나 초기에 풍진 백신을 맞았던 임신부를 추적 관찰한 결과 기형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임신 초기에 풍진 백신을 맞았더라도 걱정하지 않고 임신을 유지해도 된다. 임신 초기 수두 백신을 접종했을 때도 풍진과 마찬가지로 태아에게서 기형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 이외의 생백신으로는 홍역·볼거리·소아마비·황열·천연두 등이 있다. 지금까지 생백신을 맞은 후 태아에게 이상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태아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임신한 여성에게 생백신을 권하지는 않는다.

◇독감 예방주사 꼭 맞아야

독감(인플루엔자) 예방 주사는 사백신이어서 임신 중 언제라도 맞을 수 있다. 임신 중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이 더 자주 발생하고 심하게 앓기 때문에 반드시 맞아야 한다. 독감이 유행하는 겨울에서 초봄 사이에 아이를 낳을 예정인 임신부가 백신을 맞으면 체내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태아에게 넘어가 아이도 생애 첫해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 접종을 받고 항체가 생기려면 2~3주는 걸리므로 미리 맞아야 태아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독감 예방주사는 매년 맞아야 한다. 임신부는 독감의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 대상자에 포함돼 있다.

백일해 예방주사도 맞는 것이 좋다. 신생아는 태어나면 2·4·6개월에 백일해 예방 주사를 맞는데 이 주사가 효과를 보기 전에 백일해에 걸릴 수 있다. 임신부가 예방접종을 하면 항체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태아에게 넘어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신 30주 전후에 예방접종을 했을 때 항체 생성 효과가 가장 높지만 36주 이전이면 맞아도 된다. 태아에게 충분한 양의 항체를 넘겨주기 위해 임신할 때마다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남편이나 아기를 자주 접할 사람은 신생아에게 백일해를 옮기지 않기 위해 늦어도 출산 2주 전까지 맞으며, 10년에 한 번 접종받으면 된다.

코로나 백신도 맞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주요국 방역 당국은 임신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증거를 인정해 접종을 권고했다. 임신한 여성은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코로나를 더 심하게 앓는다. 코로나에 감염된 임신부는 다른 여성보다 중환자실 입원율이 3배, 사망률은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경우 출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현재 임신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도 백신이 권장되며 추가 접종도 받아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그래픽] 임신부가 맞는 백신의 종류 기고자 : 전종관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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