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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충전 후 다시 쏠 수 있게 텍사스 해안에 '메카질라' 발사대

민간 우주 개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또다시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우주에서 귀환하는 우주선과 로켓을 거대한 로봇 팔로 잡아 즉석에서 조립한 뒤 다시 우주로 쏘아 올리겠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1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스타십 발사와 캐치 타워(Starship launch & catch tower)'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미국 텍사스의 해안 마을 보카치카에 건설하고 있는 초대형 우주 발사대의 전경을 담고 있다. 높이 145m에 이르는 이 발사대는 영화 속 괴물 고질라에서 이름을 따 '메카질라(mechazilla)'로 불린다.

메카질라가 기존 발사대와 다른 것은 발사대에 위아래로 움직이는 커다란 로봇 팔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이 로봇 팔은 '젓가락(chopsticks)'으로 불린다. 달·화성 이주용 우주선인 스타십을 우주로 쏘아 올린 뒤 지상으로 낙하하는 스페이스X의 '수퍼헤비' 로켓과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하는 스타십을 잡아 다시 발사대에 거치하는 데 쓰인다. 발사대 옆에 놓인 스타십을 들어 발사대에 거치된 로켓 위에 조립할 수도 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지난 4일부터 로봇 팔 작동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페이스X는 발사됐던 로켓을 지상이나 해상 바지선에 역분사 방식으로 착륙시켜 회수한 뒤 재활용하고 있다. 과거 바다나 지상으로 자유 낙하한 뒤 폐기됐던 로켓 연료통과 엔진을 재활용하면서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기즈모도는 "메카질라와 로봇 팔은 비용을 더 아끼면서 신속하게 우주선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현재 스페이스X가 회수한 로켓을 정비하고 재활용해 다시 발사하기까지는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린다. 머스크는 메카질라가 완성되면 이를 한 시간 내로 줄이고, 하루 최대 3회까지 스타십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번거로운 회수와 이동 절차 없이 발사대로 돌아온 로켓와 스타십을 로봇 팔로 조립하고 연료만 주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또 로봇 팔이 공중에서 우주선과 로켓을 낚아채면 착륙에 사용했던 보조 다리를 제거해 무게도 줄일 수 있다.

머스크는 올해 3월 스타십의 첫 궤도 비행을 시도하고, 연말까지 최소 12회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달 관광에 스타십을 활용하고, 2024년에는 무인 스타십을 화성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길이 50m에 이르는 거대 우주선인 스타십을 이용해 이번 세기 안에 화성에 최대 10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식민지를 건설하고, 인류를 지구 이외 지역에서도 살아가는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에 대해서 "화성 이주가 가능해질 때까지 지구 환경오염을 최대한 늦추고자 전기차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기고자 : 박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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