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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호-윤정호기자

4·11 총선에서 tv 3사가 투표 마감직후 일제히 보도한 「투표자 조사」 결과가 실제개표결과와 틀린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론조사를 담당했던 리서치기관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송 3사로부터 16억5천만원의 용역비를 받고 투표자조사를 실시한 곳은 한국 갤럽과 미디어 리서치, 코리아 리서치, 월드리서치, 동서 리서치 등 5곳. 전국 2백53개 투표구의 난이도를 결정한 다음 5개 기관이 나눠 조사했다.

예컨대 영호남 지역과 충청 지역 처럼 당락을 점치기가 「비교적」 쉬운 지역과 서울 등 매우 어려운 지역을 각 조사기관이 공평하게 배분, 조사한 것이다. 표본은 지역구에 따라 적게는 8백명에서 많게는 2천명까지로 평균 1천명. 따라서 조사를 정확하게 했다면 정확성이 비슷하게 나타나야 했으나 조사 주체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난 것.

투표자 조사와 실제 개표결과가 다른 것으로 나타난 곳은 모두 39곳. 한국갤럽이 2곳에서만 틀려 「비교적」 정확한 조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디어리서치는 7개, 코리아리서치와 월드리서치가 각각 9개, 동서리서치가 12개 지역구서 틀린 조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적으로는 경기에서 10개가 틀렸고, 경북 7개를 비롯, 서울-경남이 각각 5개, 대구 4개, 인천 2개, 대전 1개, 강원 2개, 충북 2개, 충남 1개 지역구에서 투표자 조사결과와 실제 당선자가 뒤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투표자 합동조사」 결과가 부정확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각 조사기관의 전화조사 자체가 부실했을 가능성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사요원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응답을 잘못 이끌어냈을 경우 ▲실제 투표자들이 신분노출 등을 우려해 거짓말을 했을 경우 등을 그 원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기관측은 『오차한계로 제시됐던 ±4˙3％의 범위내에서는 거의 맞았다』며 『방송사들이 득표예상률을 무시한 채 1위만 내세워 단정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문제가 증폭됐다』고 주장했다.

방송사들은 오는 15일쯤 조사를 맡았던 5개 조사기관과 워크숍을 갖고 실패원인과 책임소재를 정확히 밝히기로 했다. 방송사들은 조사기관의 책임정도에 따라 당초 계약대로 조사대금의 일부를 주지 않을 수 있으며, 방송사의 신뢰도 실추 책임을 물어 조사기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