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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예의의 나라다. 손님을 초청해놓고 손님을 곤란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서돈신 중국 외교부부부장이 최근 일 세계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오는 9월로 잡혀있는 일왕의 북경방문때 지난번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총리의 방한때처럼 역사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요즘 양국 관계정상화 20주년 의 잔치분위기를 서서히 고조시켜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전 오키나와와 대만섬 사이의 조어대군도(일본명 첨각열도)의 영유권 문제가 툭 불거져 나오기는 했지만,이 문제는 오는 16일 북경에서 열리는 두나라 외무차관 회담에서 잘 처리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실무자들 사이에 관계정상화 20주년의 잔치분위기를 그런 문제로 그르쳐서는 안된다 는 이해가 오가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다음달에는 또 강택민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동경을 방문할 예정이다. 강택민으로서는 당총서기가 된 이후 처음으로 하는 일본나들이다. 막후 최고실력자 등소평의 핵심측은 만리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일본방문을 계획해 놓고 있다. 일왕의 중국방문이 끝나면 연내 적당한때에 중국 국가원수 양상곤이 동경을 답례방문한다는 계획도 마련됐다.

일본 지도자들의 북경행은 이미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것이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당시 총리의 방중은 중국으로서는 실로 눈물나게 고마운 일이었다. 89년 6월의 천안문 유혈사태이후 서방국가,더 좁게 말해서는 g7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북경을 방문해준 귀한 손님이었기 때문이다.

이붕총리는 고마운 나머지 "내년중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겠다"는 약속을 일본 총리에게 밝혔다. 국제적인 정치위상 제고를 바라고 있는 일본측에 커다란 선물을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이후 당시 총리를 만난 중국지도자들 어느누구도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우리의 징용문제에 해당하는 쿠리(고력) 동원문제나 남경대학살 문제에 대해 단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의 저자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태랑) 중의원의원이 "남경학살 같은 사건은 있지도 않았다. 순전히 중국인들이 상상에 의해 만들어낸 사건이다"라는 망발을 한데 대해서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가이후의 북경 발걸음에 이어 금년 1월2일 새해 벽두에는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일 외무장관이 중국방문을 했다. 일 중 관계정상화 20주년을 맞는 좋은 해에 이루어질 천황폐하의 방중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 였다. 공식초청장은 작년 12월초에 동경을 찾은 전기문 부총리 편에 받아두었던 터였다.

물론 중국이라고해서 아픈 과거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앞서의 서돈신 중국외교부 부부장의 말속에 잘 나타나 있다.

"양국간의 과거의 역사 문제에 대해 중국은 전향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두나라는 자자손손 선린관계를 맺어야할 필요가 있는 관계이므로-. "

물론 중국의 관심은 천안문사태이후 취해진 서방국들의 경제제재를 일본이 자진해서 맨먼저 풀고 제공하기 시작한 엔차관의 안정적 확보에 있다. 오는 95년까지 제공될 예정인 이 엔차관은 90년에는 1천3백억엔,작년에는 8천2백억엔 제공됐다. 한마디로 중국은 과거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을 눈물을 머금고 참아 경제원조 확보와 함께 강대국 일본과의 선린우호 관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박승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