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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 임하는 유권자들의 자세에서 어느때보다 두드러지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이번에야말로 정말 쓸만한 사람을 뽑자 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 하면 그런 인물을 고를 수 있을 것인가. 우선은 후보자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할 일이다. 물론 후보자들의 신상이나 학력-경력 등은 선거공보 등을 통해 소개되고는 있지만,유권자들이 알고 싶은 사항이 망라되는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가 12일부터 총선 백중지역 을 연재하면서 후보자들이 말하는 나의 이력 을 넣은 것도 바로 그런 뜻에서 독자들의 판단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가령 재산상황이나 전과 유무 등의 경우에는 기자들의 확인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재산이란게 워낙 비밀스러운 것이고,전과사실의 경우,사직당국에는 자료들이 보관돼 있으나 경찰도 공식적으로 그런 자료를 언론에 내놓지는 않는다. 그래서 본인들의 이야기부터 전하기로 하고,제목도 일부러 후보자들이 말하는 이라는 말을 붙였다.

그러나 당장 첫날에 실린 내용들부터 후보자들이 진실 을 제대로 말하려 하지않고 있다는 심증을 짙게 하고 있다.

이를테면 갑 후보는 부동산이 막대하다는 소문이 파다하지만,본인은 그냥 동산 얼마 라고만 밝히고 있다든가,결혼 관계가 복잡하다는 소문이 있는 을 후보는 호적등본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재혼이 분명한데 자신은 초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든가 하는 따위다. 병 후보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몇달간 형을 산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과는 없다"고 대답했다.

사실이 뻔한데도 당사자들은 이를 손바닥으로 가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를 잘 알고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오는 독자들도 있다.

누구든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은 강조하고 불리한 부분은 숨기거나 축소하고 싶어한다. 그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모든 것을 내놓고 심판 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후보자들의 내력이 개인 비밀 로만 숨겨질 수 없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유권자들로서는 국정을 맡기기 위해 국회로 내보낼 사람으로 정직성에서부터 의심이 가는 후보자를 뽑을 수 없다. <김창기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