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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경제·산업 행보 '親기업 이미지'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12일 10대 그룹 경영진과 만남을 갖고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 채용을 과감하게 늘리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했다. 또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과 합리적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 완화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 후보는 최근 중도층 표심을 잡으려 경제·산업 행보에 집중하며 친(親)기업·친시장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여당이 주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선 "100% 대안이라 할 수 없다"며 재계 우려에 공감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후 "과도한 우려 이전에 산업재해 예방 노력이 우선"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관에서 열린 '10대 그룹 CEO 토크' 행사에서 "기업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선진국 수준의 경제 성취에 큰 토대가 됐다"며 "개별 기업이 이익 최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를 전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총 회장인 CJ그룹 손경식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정상빈 부사장 등 국내 10대 그룹 전문경영인들이 참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넥타이를 풀고 허심탄회하게 기업 환경에 대해 얘기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행사"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원 배분이 효율적으로 일어나고 창의와 혁신이 자유롭게 펼쳐지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신산업 창출이나 신속한 산업 전환을 이뤄내려면 문제 되는 것들을 제외한 일반적인 것을 허용하고 문제가 있으면 사후 규제하는 방식으로 규제 방향을 전환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이 후보는 '역대 정부가 매번 규제 개혁을 다짐했지만 좌초했다'는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질의에는 "관료들의 행정 편의주의와 탁상 행정 때문"이라며 "의원 입법에도 규제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보완 없이 시행되면 많은 기업인이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릴 것'이란 손경식 회장 지적에는 "입증이 쉽지 않아 실제 적용이 거의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여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이 법은 오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재계에선 "CEO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든다"며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중대재해법이 있는 영국의 산재 사망률이 미국보다 높은 점을 거론하며 "이게 100% 대안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해 재계 우려에 공감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발언의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자 이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일부 오해가 있는 듯하다"며 "선량한 경영자라면 중대재해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제 발언의 취지"라고 했다. 광주 아파트 신축 현장 외벽 붕괴 사고 등 최근까지 산업재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법 취지를 퇴색하게 한다는 해석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수도권 내 입학 정원 총량 규제에 묶여 신설 정원 확대에 제한을 받고 있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문제와 관련해 "서울대 정원을 계속 늘리면 수도권 과밀이 커져서 다른 문제가 악화될 수 있으니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석한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을 향해 "포스텍(포항공대) 컴퓨터학과 이런 데를 한 200명으로 늘리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기업인들에게 "ESG(환경·사회적 책임·투명 경영) 경영의 일환으로 청년 채용을 과감하게 늘려주시는 것을 고려해달라"며 청년 채용을 거듭 부탁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서울 서초구 한국기술진흥협회를 찾아 "반도체·2차 전지·바이오 헬스 등 10대 산업을 중점 육성해 임기 내 연간 수출액 1조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산업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장 개척을 통해 연간 7.8% 정도 수출 증가율을 확보하면 충분히 (임기 내) 1조달러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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