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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공천헌금 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검찰 사이에 빚어지고 있는 위법시비 를 보면서 우리는 실망과 개탄을 금할수가 없다. 그것이 전국구이건,지역구이건 간에 공천을 전제로 한 헌금이 법률적 차원이전에 도덕적 차원에서부터 문제가 많다 하여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측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일부 전국구 후보로부터 거액의 헌금을 받아 여론의 지탄을 자초하고 있다. 여당과 달리 정치자금줄이 거의 막혀있는 야당의 딱한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민주당이 도덕적으로 떳떳하려면 이런 구설수는 피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우리가 더욱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이를 대하는 검찰의 태도다. 검찰은 위법사실이 인지됐을때 지체없이 수사하여 관련자를 위법 조치하든가 아니면 우리 검찰이 잘하는 정치적 판단 을 하든가 할일이지,변죽만을 울리며 뜸을 들이며 그것을 여당선거에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당초 검찰은 민주당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전국구 헌금을 통해 선거자금을 마련할 의도를 비추자,정치자금법에 위배되는 행위라하여 관련자를 사법처리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다가 민주당이 전국구후보를 발표하는 것과 때맞춰 내사설 을 흘리더니 다시 며칠 후에는 "본격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본격수사는 총선후로 미룰 방침"이라며 카멜레온처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그러한 검찰의 일관성없는 태도는 이번 사안이 자칫 커다란 정치적 파장을 몰고올 가능성을 감안한 결과라고 말하겠지만,실은 야당 흡집 내기 를 겨냥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

일련의 전개과정은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킬 충분한 개연성을 함축하고 있다. 지난해 광역지방의원선거때도 공천 헌금을 둘러싸고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빚어졌었다. 엄단 내사 수사 등의 엄포로 선거기간중 야당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는 선거가 끝난후 흐지부지해 버렸던 것이다. 검찰이 이래서는 안된다. 이젠 검찰도 달라져야 한다. 정말 해보겠다면 이미 선거가 시작된 이상,선거 끝난뒤에 조사를 하겠다고 천명하는 것이 공명을 강조한 사직당국의 올바른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