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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게이트대 교수인 저자의 전공 분야는 조금 독특하다. 고대 문화와 신화를 천문학에 접목한 '천문고고학' 또는 '고(古)천문학'으로 불린다. 우리 식으로는 문·이과의 통합에 해당하는데, 그런 저자의 학문적 관심이 잘 드러난 책이다. "이야기가 모두 풍경에 쓰여 있다"는 책의 구절처럼 전 세계 22가지 창조 신화와 설화를 산과 물길, 동굴과 섬, 극지방이라는 자연적 특성에 따라서 살피고 있다.

천문학이라고 하면 덜컥 겁부터 먹을지 모르지만 저자의 서술 방식은 상당히 문학적이다. 남태평양 일대의 원주민 신화에서 아버지 랑기는 하늘, 어머니 파파는 땅을 뜻했다. 둘은 꼭 끌어안고 있었지만, 자식과의 다툼 속에서 결국 떨어지고 만다. 저자는 말한다. "파파의 가슴속 부드럽고 따뜻한 한숨이 숲과 계곡에서 올라가는 모습"이 안개라고. 또 "남편 랑기가 사랑하는 이와 떨어진 슬픔으로 밤새 울면 아내의 가슴에 맺힌 눈물"이 이슬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