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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에게는 갈라파고스가,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레스보스가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원전 4세기 에게해(海) 레스보스섬의 석호(潟湖·lagoon)에서 500종이 넘는 동물을 관찰했고 110여 종에 대해서는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했다. 카멜레온과 갑오징어를 산 채로 해부한 해부학자였다. DNA와 유전자에 대한 엄밀한 개념이 없던 시기에 그는 이미 유전학자였고, 자신만의 생물 분류 체계를 만들고 있었다.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 생물학과 교수인 저자는 '위대한 그리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 최초 생물학자'였다는 논지를 펼치며 그의 연구를 재구성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을 연구하는 대신 논쟁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많은 것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물학은 한계를 드러내지만, '사물의 원인에 대한 순수하고 사심 없는 탐색'이라는 철학자의 자세에는 과학의 본질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