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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올림픽·2014 월드컵서 함께 뛰었던 김영권에 이어
'애제자' 박주영도 영입키로… 수비수 김기희도 둥지 틀어

홍명보(53) 울산 현대 감독과 함께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동메달을 일궜던 '홍명보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울산으로 모이고 있다.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32)이 최근 울산으로 이적한 데 이어 런던올림픽 당시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맹활약했던 박주영(37)까지 울산 입단이 임박했다. 2020년부터 울산에서 뛰던 중앙 수비수 김기희(33)까지 합치면, 런던 멤버 18명 중 3명이 홍 감독 밑에서 K리그1(1부)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홍 감독 '애제자' 박주영 울산행 임박

김광국 울산 대표는 11일 "홍 감독 요청으로 박주영 영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 모습과 체력 등을 검토했고 충분히 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기본적인 계약 조건도 살펴봤는데 괜찮았다. 무엇보다 선수 자신이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외국인 선수와 오세훈(23)이 최전방에서 경쟁하고, 박주영은 제3의 스트라이커로 쓸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박주영은 자가 격리 중이라 아직 계약서에 서명하지는 않았다.

홍 감독은 사령탑을 맡았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박주영을 데려갈 정도로 아꼈다. 브라질월드컵 땐 홍 감독이 '소속팀에서 활약해야 대표팀에 뽑는다'는 원칙을 깨고 박주영을 발탁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 감독은 8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박주영의 의지를 보고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고 한다.

박주영은 11시즌을 뛴 FC서울과 최근 결별했다. 그는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해 그해 신인상을 받았고 2008년 프랑스 리그 AS모나코로 진출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등을 거쳐 2015년 서울에 복귀해 2016년 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하지만 지난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박주영은 시즌이 끝난 후 서울로부터 유스팀 지도자 제안을 받았지만,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며 거절했다. 이후 그가 뛸 수 있는 팀을 알아봤고 울산과 연이 닿았다.

◇'센터백 듀오' 김영권·김기희도 런던 멤버

지난달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를 떠나 울산 유니폼을 입은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도 홍 감독이 아끼는 제자다. 박주영처럼 광저우 아시안게임,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모두 홍 감독과 함께했다. 포지션도 홍 감독의 현역 시절과 같다. 김영권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여러 팀에서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네가 필요하다"는 홍 감독의 설득에 울산을 택했다. 김영권이 K리그에서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권은 "옛 스승님과 동료와 함께할 수 있어서 더 편안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새 시즌 김영권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합을 맞출 김기희(33)도 런던 멤버다. 그는 홍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기 한 해 전인 2020년에 울산에 왔다. 김기희는 일본과의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2대0 승리)에서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투입됐다. 이전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그는 이 4분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당시 홍 감독은 "김기희를 꼭 출전시켜야 한다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고 했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면 병역 특례 대상이 되는데, 실제 뛰지 않으면 제외되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때 벤치 멤버였던 김기희는 '우승 청부사'가 돼 울산에 왔다. 그는 2014·2015년 K리그1(전북), 2017년 중국 FA컵(상하이),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시애틀) 정상에 서더니 2020년 울산에서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작년엔 리그 전체 38경기 중 36경기에 나설 정도로 홍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울산은 지난 시즌 트레블(3관왕)을 노렸다. 하지만 리그뿐만 아니라 AFC 챔피언스리그, FA(축구협회)컵 상위 라운드 경기까지 치르는 과정에서 주전들의 잇단 부상과 체력 저하로 '무관(無冠)'에 그쳤다. 올해도 11월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전에 모든 시즌을 끝내야 하는 등 일정이 빡빡해 선수들 몸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다. 울산은 최근 홍 감독의 요청으로 일본 출신 피지컬 전문가 이케다 세이코(62) 코치를 영입하기로 했다. 이케다 코치도 런던올림픽, 브라질월드컵 때 홍 감독과 함께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췄다.

런던올림픽 멤버들이 동메달을 걸고 환하게 웃었던 것처럼, 울산도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세 번째 리그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는 장면을 꿈꾼다.

[그래픽] 울산에서 다시 모이는 '홍명보의 아이들' 기고자 :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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