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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기자

출발신호와 함께 스타트라인 뒤에 서 있던 관중들은 바퀴가 튕겨내는 진흙으로 범벅이 됐다. 맹렬한 엔진 굉음이 귀를 때렸고 비포장 코스를 종횡무진하는 모터사이클의 대행진이 눈 앞에 펼쳐졌다.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인공폭포 앞 시민체육공원에서 제1회 전국모터사이클 경기대회(한국모터사이클경기연맹 주최)가 시즌 개막을 알리며 힘찬 시동을 걸었다.

모두 1백15명의 선수들은 전날 비로 흙탕이 된 1km 코스의 비포장길을 달리며 국제급, 국내a, b급과 신인급 등 4개부문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쟁을 벌였다. 아직 쌀쌀한 강바람에도 불구하고 몰려든 관중들은 선수들이 바람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가는 이들에게 탄성을 연발하며 환호를 보냈다.

대기중인 구급차에는 수시로 레이스에서 이탈한 선수들이 찾아왔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점프대에서 착지 잘못으로 공중제비를 돌며 「애마」에서 낙마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코너에서의 불꽃튀는 추월 경쟁 와중에 바퀴가 엇갈린 채 서로 땅바닥에 굴러버린 선수들도 있었다.

경기는 예상대로 93, 94, 95 챔피언인 이동기(28·효성)와 홍성택(35·우리), 조성호(28·트윈스) 3명의 싸움으로 결판났다. 이들은 국제급 종합과 국제 125cc급에서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프로급 아마추어가 출전하는 국내 a급 경기에서는 55세의 노장 김영래씨(챔피언)가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모터사이클경기는 모터크로스(비포장 장애물경기) 로드레이스(포장도로 속도경기) 트라이얼(장애물 돌파점수 경기) 트랙레이스(비포장 속도경기)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이날 벌어진 모터크로스 부문은 비포장 곳곳에 설치된 각종 장애물을 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아기자기한 경기방식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모터사이클경기연맹 박승권씨(39)는 『모터사이클은 현대사회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건전스포츠』라며 『일부 폭주족들이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같은 대회를 통해 젊은이들의 욕구를 분출하는 장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맹 등록 선수는 3백40명 정도. 올해에는 모터크로스 7회, 트라이얼 및 로드레이스 각 4회와 2회의 시리즈를 펼칠 계획이다. 모터사이클경기연맹 02(263)0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