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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새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으나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온 물건이 거의 없어 전세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주택은행이 10일 전국 39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도시 주택가격 동향 을 보면 2월중 주택 매매가는 전월보다 또다시 0.2% 떨어졌는데도 전세값은 1.1% 올랐다.

이런 추세는 3월에도 이어져 서울의 아파트 평당 평균매매가가 작년 5월(7백11만원)을 고비로 11개월째 하락,이달 들어 6백1만원으로 떨어진 반면 전세값은 같은 기간 동안 2백20만원에서 2백27만원으로 올랐다고 부동산 전문지인 부동산 뱅크 는 분석했다.

이같은 기현상은 올해 수도권에만 28만,전국적으로는 65만 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이어져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무주택자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집주인들은 총선때 돈이 많이 풀려 전세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전세놓기를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뱅크 기획조사실 대리 이상영씨(31)는 "올해중 수도권 신도시 4만5천가구의 입주 대기자들이 1가구 2주택 중과세를 피해 미리 집을 팔고 전세로 몰리는 것도 큰 요인"이라며 "전세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작년초 계약을 체결한 집이 많아 요즘 상대적으로 매물이 감소, 전세 품귀현상 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단지의 경우 작년말 4천만원하던 24평형 아파트 전세값이 4천5백만원,5천만원 하던 32평형은 5천5백만원으로 올랐으나 그나마 물건이 없어 집주인이 내놓기가 무섭게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11~13평 규모의 서민형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아파트 단지도 전세값이 1천8백만~2천만원으로 1년전보다 1백만원 이상씩 올랐으나 거래는 작년의 절반수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봄철 대목 을 기대했던 부동산 중개소와 이삿짐센터가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목동 아파트단지의 장원부동산 이경필씨(67)는 "지난해 8천5백만원선이던 35평형의 전세가 9천5백만원으로 뛰었음에도 하루 10여건의 전세문의가 들어 오고 있지만 아파트를 내놓은 사람은 3월들어 겨우 2건이었다"고 했다.

작년 3월에는 하루평균 5건의 신청이 몰렸다는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럭키이삿짐센터 는 "요즘 주말에나 2건 정도의 이사신청이 들어오고 평일에는 화물차를 놀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제기획원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아 총선으로 인한 일시적인 통화량 증가만 진정되면 이사철이 끝나는 5월 이후 전세값의 상승추세가 누그러질 것 같다"며 "집값도 계속 하락세를 보여 연말쯤엔 전체적으로 주택경기가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