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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강기훈피고인의 2심 첫 재판이 오는 12일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유서대필 사건은 1심때부터 국립과학수사 연구소 필적감정의 신빙성여부가 핵심쟁점이었으며 1심에서는 신빙성이 있다 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재판은 국과수 뇌물감정 파문이라는 홍역을 치른이후 열리는 것이어서 1심재판때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강 피고인의 유-무죄를 떠나 최근의 국과수 파문이후 사실상 국과수의 신빙성이 심판대에 오른 것이고 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이번 재판에서 나오게 되는 셈이다.

강 피고인을 기소한 검찰은 재판대책을 놓고 진작부터 무척 고심을 해왔다.

특히 강 피고인의 평소 필적과 김씨가 분신현장에 남긴 유서의 필적 감정을 맡아 1심때 법정 증인으로도 나왔던 문서분석실장 김형영씨가 뇌물감정 사건으로 구속돼 있어 검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피고인 신분인 김씨를 또 다시 증인으로 부를수도 없고,그렇다고 필적감정 결과를 능가할 별다른 증거도 없어 애만 태우고 있는 형편이다.

재판부도 고민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이다. 2심재판 만기일인 오는 4월 중순까지 한달여만에 가부간 결론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뇌물감정 파문이나 김형영씨의 구속에도 불구,국과수의 감정과 나아가 김씨가 한 감정이 모두 허위감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논리를 편다는 계획이다. 유서대필 사건에서 문제가 된 필적들을 김씨가 허위감정했다는 증거가 없는한 국과수감정의 신빙성은 이번 뇌물감정 파문과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1심때 보다는 더욱 강하게 국과수감정의 신빙성을 문제삼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국과수의 비리가 드러나 전반적인 신뢰성이 치명적인 타결을 입은 이상 유서대필 사건의 감정도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검찰측 증인인 김기설씨의 여자친구 홍모씨(25)에 대한 증인신문 절차의 적법성여부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이 1심재판이 열리기전 홍씨 진술에 대한 증거보전을 청구했을때 담당판사가 당사자인 강 피고인이나 변호인측에 증인신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고 따라서 홍씨의 당시 진술은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변호인측은 주장하고 있다.

가장 권위하고 공인된 전국감정기관으로 불려온 국과수가 뇌물감정파문 이후 과연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법조계의 비상한 관심이 이번 재판에 쏠려 있다. <김랑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