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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3일밤 돌연한 출국-14일 언론의 대서특필-17일 저녁 귀국-이날밤 tv 출연에서 정치할 의향 없음 표명-18일 낮까지 국민당 정주영대표 "이씨를 돌려달라"며 방송사에서 철야농성-그리고 이씨의 잠적 . 14대 총선 후보등록 마감날인 10일 국민당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최근 약사중 일부이다.

이씨가 지난달 가족들을 동반,야반도주하듯 홍콩으로 떠났을때 국민들은 사유를 몰라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가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국민당측이 즉각 "정치탄압 때문"이라고 비난을 퍼부을때는 긴가민가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측이 "정 대표의 출마압력 때문에 출국했다고"고 반론을 펼때 국민들은 또 다시 헷갈려야 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을 혼미하게 만든 이씨 사건은 그러나 이씨가 귀국후 tv에 출연,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정리되는 듯했다. 이씨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출마설이 나돈이후 발생한 일련의 해괴한 사건에 대해서 불유쾌했던 심경을 털어 놓으면서도 "정치를 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예술인들도 정치 무대에서 예술계 발전에 힘써야 한다는 지론도 개진했다. 이에 tv 사회자가 언젠가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냐고 반문했을때는 "영원히 안할 생각"이라고 못박았다.

당시 tv를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이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씨가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기인으로 곧 우리곁에 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씨의 10일 출마선언은,이렇게 믿은 사람들로 하여금 "또 우롱당했다"는 신음을 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동시에 그의 출국부터 발생한 일련의 소동 또한 출마를 상정,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의구심을 유발케 한다.

뿐만 아니라 이씨와 이씨의 정치적 동지가 된 국민당측이 그의 출국이후 내쏟았던 수많은 주장들도 다시 곱씹어 볼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씨는 정치선언과 함께 이제 표를 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할 유권자들이,그가 마음대로 웃기고 울릴 수 있던 쇼무대의 관객만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판과 쇼무대는 결코 같을 수 없는 것이다. <이거산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