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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인 칸, 경제난으로 지지율 곤두박질

파키스탄 의회가 10일 오전(현지 시각) 임란 칸(69·사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키스탄에서 의회 불신임으로 총리가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칸 총리의 해임으로 지난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파키스탄이 지금까지 22번 배출한 총리 중 임기 5년을 채운 총리는 한 사람도 없게 됐다. 지금까지 파키스탄 총리는 모두 군부 쿠데타나 부패 혐의에 따른 추방 등으로 임기 도중 쫓겨났다. 파키스탄 의회는 11일 새 총리를 뽑을 예정이다.

칸 총리는 파키스탄의 국민 스포츠인 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으로 1992년 크리켓 월드컵에서 파키스탄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18년 총선에서 반부패, 족벌 청산 등을 앞세우며 현 집권당인 파키스탄정의운동(PTI)에 승리를 안겼고, 그해 10월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미약한 정치 기반과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그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친중 성향인 그는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했고, 이로 인해 국가 경제가 부채에 허덕이게 됐다. 여기에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파키스탄 내 물가가 급격하게 올라 민심이 크게 악화됐다. 파키스탄 정계의 실세로 불리는 군부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면서 그의 실각은 확실해졌다.

지난 3일 칸 총리는 의회 불신임 투표를 앞두고 "야권이 미국을 업고 나를 몰아내려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발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법관 5명 만장일치로 의회 해산을 위헌으로 결정했고 이날 의회 표결이 진행됐다. 이날 투표 결과가 나오자 칸 총리는 트위터에 "나는 항상 파키스탄을 위해 싸웠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반발했다.

칸 총리 해임으로 파키스탄은 역대 모든 총리가 임기 도중 축출되는 불명예를 이어갔다. 기고자 :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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