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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채팅방 열기도 뜨거워

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 다음 날인 10일 "당선자가 누군지 궁금해 개표를 보다가 밤을 거의 새웠다"는 시민들이 많았다. 9일 오후 8시쯤부터 개표가 시작됐지만 10일 새벽 2시까지 결과를 단언할 수 없는 초접전 양상을 띤 탓이다.

9일 오후 7시 30분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이재명 후보가 47.8%, 윤석열 후보가 48.4%를 득표하는 것으로 나온 게 '잠 못 드는 밤'의 시작이었다. 초반 크게 앞서던 이 후보를 윤 후보가 조금씩 따라잡아 10일 밤 12시 32분쯤 역전했지만 그 뒤 당선이 확정될 때까지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는 아슬아슬한 우위를 보였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55)씨는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한 올림픽 결승전을 보는 것처럼 웬만한 스포츠 경기보다 더 쫄깃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3)씨는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니 개표율 50%까지만 보고 자려고 했는데, 그때부터 윤 후보가 역전해 개표가 더 흥미진진해져 결국 '당선 확실'이 나올 때까지 봤다"고 했다.

치킨집 등 늦게까지 문을 열었던 일부 배달 전문점은 '깜짝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치킨집 직원 김모(21)씨는 "보통 수요일 장사 때 120건 정도 주문이 들어왔다면, 이번 대선 날은 190건 가까이 들어왔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27)씨는 "개표 방송을 보며 배달앱으로 피자를 시켰는데, 받는 데 2시간쯤 걸렸다"고 했다. 대학원생 최모(25)씨도 "동기가 자취방으로 찾아와 함께 치킨을 배달시켜 먹으며 새벽 2시 30분까지 개표를 지켜본 뒤 잤다"고 했다.

각종 커뮤니티에도 밤새 대선 관련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서울대의 학생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도 "골든크로스가 왔다" 등 자정부터 윤석열 후보 당선 유력 보도가 나온 2시쯤까지 2시간 동안에만 200여 개의 선거 관련 글이 게시됐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임모(45)씨는 "학부모들이 모인 채팅방에서 '지금 관내 사전투표함이 열리는 중이라 이 후보가 앞서는 거고, 본투표 개표가 시작되면 윤 후보가 역전할 것' '막판에 관외 사전투표함이 나오면 이 후보가 역전도 가능하다' 등 서로 중계를 하는데 정말 재밌어서 새벽 3시까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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