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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삼척 7일째… 주불 진화못해
헬기조종사·공중진화대원들 사투
이재민에 임시 주택 1년 무상제공

10일 경북 울진군 죽변비상활주로. 간이 풀장 형태의 헬기 취수용 이동식 저수조 위에서 헬기가 굉음을 내며 진화용수를 보충하고 있었다. 휴식을 위해 착륙한 다른 헬기에서 내린 산림청 소속 산림항공본부 황남식(55) 기장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황 기장은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와 응봉산 사이 경계 지역을 진화하고 오는 길"이라며 "오늘 오전에만 5시간을 비행했다"고 말했다. 황 기장의 하루 평균 근무 시간은 12시간이 넘고, 하루 최대 4번 비행을 한다. 그는 "산불에서 국민을 지키는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이 7일째 계속되면서 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 조종사들이 악조건 속에서 산불과 싸우고 있다. 산불 구역이 워낙 넓은 데다 진화가 더뎌지면서 조종사들의 업무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 연기가 많이 발생해 시야를 가리는 것도 조종사들을 어렵게 한다. 헬기를 이용한 공중 진화는 산불 진화의 핵심이다. 이혜우(56) 기장은 "새벽 6시에 나와 저녁 7시 30분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라며 "하루 최대 8시간 비행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하루빨리 불을 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종사뿐 아니라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원들도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공중진화대원들은 산불 진화 헬기에서 로프를 타고 산불 현장에 진입해 불길을 잡는 진화 전문 요원들이다. '지상의 진화 헬기'라고도 불린다. 신훈범(51) 대원은 "건조한 기후가 지속돼 산불이 급격히 확산한 점이 울진·삼척 산불의 특성"이라며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12시간 이상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울진·삼척 산불 진화율은 75%다. 7일째 주불을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 인근과 소광리 북쪽에 있는 응봉산의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대본은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 추정치가 2만4021㏊라고 밝혔다. 역대 최대 피해를 낸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 피해면적(2만3794㏊)을 넘어선 수치다.

한편 정부는 이날 '동해안 산불 피해 수습·복구 지원 방향'을 발표하고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임시 조립주택을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기고자 : 울진=이승규 기자 울진=장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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