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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큰 서점에 가서 으레 책포장을 해주겠거니 하고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마련이다. 책포장 안하기 운동 이 전국 곳곳의 서점가에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1년전 경남 울산의 서점가에서 처음 시작된 책포장지와 비닐커버 없애기 운동 은 작년말 서울 부산 마산 전주 등 대도시 서점으로 이어졌고,올들어 전국 서적상조합연합회(회장 김석용)의 결의로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종로서적,을지서적,태평서적,신촌문고 등 대형서점에서 책포장을 폐지했으며,최근엔 광주와 대전의 서점들도 동참했다. 학교앞이나 주택가에 있는 소형서점에서도 포장지가 차츰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점들의 이 운동은 무엇보다 경비를 절감한다는데서 출발했다. 전국 5천여 서점이 포장비로 연간 50억원을 지출하고 있는데다 포장을 위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종로서적에 근무하는 김금녀양(23)은 "처음에는 항의도 많이 받았으나 서점들의 취지를 이해하고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책의 장정이 고급화된 점도 이 운동이 자리잡게 된 또다른 이유다. 과거엔 책을 오래 보존할 목적으로 포장을 했으나 지금은 책표지가 튼튼해졌고 표지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창작품 으로 인정받게 돼 굳이 포장지로 책을 감쌀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

도서디자인 전문가 정병규씨(47)는 "한권의 책표지 디자인에는 보통 2~3명의 전문인력이 한달이상 매달린다"며 "책포장 폐지운동은 책의 표지디자인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게 한다는 의미에서도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