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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동구 공산정권 몰락이후 유럽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적극 배제하려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의 신경을 크게 건드리고 있다.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의 통제를 받지않는 유럽군의 창설추진,ec(유럽공동체)의 독자적 방위체 결성 추진,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의 ec 공동정책 고수 등이 바로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유럽 정치구도에 대한 프랑스의 독자적인 구상은 유럽인에 의한 유럽 을 주장한 드골 대통령 시절부터 변함없이 계속되어 온 것이지만 미테랑 현 대통령의 유럽 독자노선 주장은 요즘 드골보다 더욱 강력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프랑스의 배미성향에 대해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매우 단견적인 시각이라고 공박하고 미국과 유럽간의 대서양 협조체제가 붕괴할 경우 세계는 또다른 정치불안정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키신저 박사는 최근 la타임스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국이 유럽에서 축출될 경우 그 빈자리는 이미 슈퍼파워로서의 자리를 굳힌 통일 독일이 차지하게 될것이며 이는 프랑스에도 결코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는 "현재 독일의 힘이 프랑스 단독으로는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커졌다"고 지적하고 "ec를 포함한 어떠한 유럽 정치기구도 독일과 다른 회원국들간의 힘의 균형 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구 소련 영토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유혈 민족분규와 동유럽국가의 정치불안정은 하시라도 유럽을 새로운 혼돈속에 빠뜨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키신저는 지적했다. 따라서 프랑스는 미국의 영향력을 유럽에서 축출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 미국의 기존의 힘을 이용해 프랑스 자신과 유럽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조치라고 충고했다.

그는 이 기고문에서 특히 프랑스 대외정책이 근거가 취약한 세가지 가설위에 서있다고 지적하고 프랑스는 이같은 착각의 미몽에서 빨리 깨어나라고 권고했다. 그에 따르면 미테랑은 ec내에서 독불 공동 리더십을 유지함으로써 독일의 국내정책에 대해 견제를 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으며,또 독불 협력이 깨질 경우에 한해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이것도 프랑스의 공식요청을 전제로)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독일과 미국 양국 모두와 관계가 좋지않을 경우에는 러시아를 방패막(우방국)으로 써먹겠다는 실현성이 상당히 의심스러운 외교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키신저는 "세계 강국들을 상대로 프랑스가 이같은 복잡한 정치게임을 할 수 있는 국력을 갖추지 못했으며 미국이나 독일이 프랑스 생각대로 호락호락 놀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에 협력 파트너를 선택하라고 하면 러시아는 프랑스 보다는 경제대국인 미국이나 독일을 고를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이는 결국 프랑스가 원하지 않는 주변 슈퍼파워에 대한 프랑스의 예속 을 유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따라서 프랑스는 미국에 대항하는 유럽세계의 구축노력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며 ec는 유럽문제에서 미국이 보다 활성화된 정치적 역할을 수행토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키신저 박사는 아울러 미국에 대해서도 "유럽국가들이 나토 내에서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것"을 촉구,그에 상응한 미국의 양보조치를 권고했다. <송양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