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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는 자신이 빠져 허우적거렸던 인생의 수렁에 대해 언급해 놓고있다. 그 하나가 이브의 수렁,곧 여자의 유혹이다. 그는 걷잡을 수 없이 홀려대는 이 이브의 유혹을 그의 작중인물인 나타샤나 소니아의 순애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했다.

그를 빠뜨린 두번째 수렁은 술이다. 그 역시 작중인물인 카라마조프 형제들로 하여금 대행시켜 그 수렁을 벗어날 수 있었다 했다.

이렇게 여자와 술의 유혹은 문학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지만 세번째 유혹인 도박의 수렁에서만은 문학도 무력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도박속의 감각체계에는 문학속의 상상체계가 침범도 구제도 또 교감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영역이 있다하고 돈을 잃으면 잃은대로 쾌감이 나고 파멸직전에 단한번의 운수가 맞아주는 것으로 되살아나는 쾌감은 어떤 다른 일상체계에서 맛볼 수 없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세기의 대가인 도스토예프스키는 트럼프사기로 감옥을 드나들었다. 여행중에 노름빚으로 아내의 스커트를 전당잡혀 여관방에 갇혀있게 했을만큼 도박광이었다.

이 천재로 하여금 구제불능의 도박에 빠지게 한 동기로서 열여섯살때 마차정거장에서 벌이고 있던 즉석 복권 한장 산것이 그 가공할 수렁에 빠지게 된 첫걸음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을 복권상해라고 표현하고 있다. 거리에서 파는 복권 한장이 어느 한인생에 어느만큼 가공할 해독을 끼치는가의 본보기가 아닐 수 없다.

이 해독을 알기에 비록 공익성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복권일지라도 이를 채택하지 않았던 나라로서 영국과 일본을 들 수 있다. 한데 이 두 나라마저도 복권의 불로소득에 솔깃하여 복권을 발행할 채비를 하고 있다. 복권발행의 명분은 이렇다. ec통합의 진전으로 유럽이 단일화폐에 의해 움직이는 단일시장이 되면 복권에 오염되지 않았던 영국시장이 여타 나라들에 의해 침해받게 된다.

인근 외국인들에게 오염시키느니 영국에서도 공익복권을 발행,수익금으로 문화 체육 의료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하계와 동계올림픽의 성적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것을 비롯,체육진흥이 뒤진 이유로 체육기금의 재원이 없음을 들어 프로축구리그에 승부를 점쳐 도박금을 거는 이탈리아식 복권,토토카르초의 도입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주택복권이니 즉석복권이니 기존복권도 많은데 일정액의 예금을 하면 복권을 주는 예금복권을 신설한다하고 노름 좋아하는 나라끼리 연계된 세계복권까지 등장한다하니 도스토예프스키 같은 복권상해아가 얼마나 많이 양산될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