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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승영기자" 미 국방부는 앞으로 구 소련지역이나 일본-유럽 등 어느 지역에서도 미국에 필적할 강대국의 등장을 억제하고,미국만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남아있기 위한 전략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8일 뉴욕 타임스 보도로 공개된 전략 계획은 "미국이 잠재적인 경쟁국들이 정치-군사적 역할 신장의 필요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세계 지도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충분한 군사력의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한반도나 중동-유럽 등지에서의 지역 분쟁들은 일본-독일 등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철저히 견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방위비 감축과 엇갈려

이같은 전략구상은 아직 미국밖에 초강대국의 역할을 맡을 나라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긴 하나,냉전 이후 평화유지 방식으로 주목받아온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력 행사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곧 지도력의 분산보다는 미국만의 패권 아래 유럽-일본 등 차하 강대국들이 협력하는 형태가 평화유지에 더 기여할 것이란 미 국방당국의 정세관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만이 초강대국으로 남는 편이 미국의 국익신장을 위해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미 경제력 쇠퇴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일패권유지를 위해서는 적어도 최근 부시행정부가 발표한 기본전력유지(향후 5년간 병력 1백60만,방위비 1조2천만달러)가 필수적인데,이미 미 의회에서는 "현재의 경제사정으로는 벅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포린어페어지나 타임지 등에는 "부시행정부의 냉전이후 세계 전략이 냉전시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군사력 중심의 세계 전략의 수정을 촉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실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의회쪽도 유일패권유지가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입게될 손실 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예산심의에서 국방부안의 골격은 유지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안보 위협없다"

국방당국의 예산안은 우방국들과의 관계에서는 방위비분담 증액요구로 나타날 것이 틀림없다. 이같은 요구들은 그러잖아도 정치 군사적 독자성을 추구하는 기존 우방들과 마찰음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통합군 구성을 추진중인 프랑스와 독일이 미국중심의 나토체제 유지에 어느정도 협력할지,핵연료 축적까지 서두르고 있는 일본이 언제까지 미국의 안보우산에 안주 할지 미지수인 것이다.

어쨌든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문서는 앞으로 세계 정세변화와 이에 대한 미국차원의 해결방법을 살펴보는 중요한 자료임은 틀림없다. 특히 북한,이라크 등지에서의 대량 살상무기(핵-화학-생물학무기) 확산문제를 대단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어 한반도 정세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펜타곤문서는 "미국은 대량 살상무기의 개발이나 사용을 막기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이같은 조치 가운데는 제조공장 공격 등의 방법으로 응징하거나 응징을 위협하는 것들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 소련 및 동구지역 정세와 관련,펜타곤문서는 "앞으로 여러해 동안 미국과 서방국들의 안보를 위협하는 대규모 도발은 없을 것같다"고 전망했다. 만에 하나 구 소련이 과거의 제국을 회생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운다해도,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됐고 군사력이 계속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이념 재무장이나 전력 재배치에만도 여러해가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러시아 핵조준은 계속

이 문서는 그러나 러시아공화국은 여전히 "냉전이후 미국을 파괴시킬 능력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미국은 러시아공화국내 주요자산과 능력에 대한 핵조준을 계속 해야한다"고 밝혔다.

펜타곤문서는 동아시아 지역과 관련,"미국이 이 지역과 가지고 있는 정치-경제관계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최상위 수준의 군사력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이것은 미국이 균형자로서 지역 정세안정에 기여하고 지역에 패권국가의 등장을 막을 수 있게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 문서는 또 한반도 문제에 대해 통일이후에도 한미 동맹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역할신장이 지역 정세변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앞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변수 의 영향에도 주목하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