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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탈냉전시대에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방위계획지침 을 마련한 것이 보도됐다. 그 내용을 보면 긍정할만한 사항도 들어있으나,우려되는 사항이 더 많다. 우리와 직접 관련되는 사항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안정유지 및 북한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대한 대비책 강조는 바람직한 것이나,한국을 일본과 똑같이 "지역 강대국으로서 역할을 신장시킴으로써 불안정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나라로 설정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이 비밀문서가 또 일본과 독일의 핵무장을 경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겠으나,잠재적인 경쟁국의 위협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우호적인 지배 라는 논리로 군사-비군사 부문을 막론하고 미국에 대한 경쟁을 용인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세계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소련 붕괴,걸프전 승리후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서는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남게 된 미국이 신질서를 주도할때 힘이 없는 나라들은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나 그동안 미국은 위상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국내 경제문제에 손발이 묶여 그들에게 부여된 세계적인 임무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미 국방부의 방위계획지침 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온 것 같다. 이 문서는 대통령의 자문과 국가안보회의(nsc)의 협력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나,우리가 보기에는 미국의 전반적인 외교안보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기보다 국방부측의 희망사항이 더 많이 반영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미군부는 걸프전에서 군사적 성공을 거둠으로써 스스로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확인했다. 그렇지만 구 소련은 여전히 불안한 지역으로 남아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중동평화 회담도 개최되었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국방부측은 역할의 확대를 지향하고 있지않나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는 미 국방부의 이 지침이 백악관,국방부,cia 그리고 의회 등 외교정책 수립기관들로부터 어느정도의 호흥을 얻고있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미국의 전반적인 입장에서 볼 때 외교안보정책은 군사적인 발상에 의한 헤게모니장악보다는 모두가 수긍하는 리더십 발휘로 추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신질서속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한 리더십 발휘에는 협력이 따르게 마련이나,외교-경제적으로는 신고립을 지향하면서 군사적으로 패권을 장악하려고 들면 반발만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