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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공고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는 20년만에 부활된 정당 연설회가 일제히 열리고 있다.

여야 수뇌부는 연설회장인 역전에서,시민운동장에서,또는 국교교정에서 모처럼 갖는 정당연설회를 총선득표에 연결시키기 위해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다.

8일의 여야 정당 연설회. 단상의 시끄러운 마이크에 대해 청중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단상의 뜨거움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덤덤했다.

우선 예상 청중수가 모두 빗나갔다. 점촌역 광장의 민자당 집회는 주최측에서 2만명을 예상하고 홍보물을 분배했지만 3천명만 모여들었다. 민주당의 부천시민운동장연설회에 모인 8천여명의 청중수는 전날의 8만명 예상을 무색케 했다.

유세장을 찾은 사람들도 20~30대 젊은이들 보다는 촌노와 부녀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이들도 대부분 당원들을 통해 동원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당관계자들의 솔직한 토로.

"요즘사람들이 어디 쉽게 움직입니까. " 청중 동원이 여의치 않아 정당 연설회 일정 짜기도 힘들다는 것이 국민당 한 당직자의 말이다. 그는 일당지급 없는 청중동원은 힘든 세상이 됐다고 고백 했다. 당조직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민자,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 정단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날 청중들이 연단위의 정치 거물들에게 보낸 호응 또한 예전의 집회에 비해 현저하게 저조했다는 것이 당관계자들의 얘기. 민자당의 점촌 집회에서는 김영삼대표가 단상에 오를때 진행자들이 연호를 외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청중들 반응은 연단주변을 맴돌뿐이었다. 부천 집회에서는 김대중-이기택 대표에 대한 청중을 연호소리가 효과음에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자발적이지도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민당 행사에서는 정주영대표 보다는 인기 tv탤런트 얼굴에 청중들 관심이 쏠리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없어졌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요즘 tv나 신문을 보면 다 알수 있는 주장들인데 굳이 자기 시간을 버리면서까지 나오겠습니까"라며 식어빠진 대중집회분위기의 배경을 나름대로 설명하기도 했다.

몰론 당관계자들은 아직 선거초반인 만큼 유권자 반응도 시간이 흐르면 상승할 것이라면서 좀더 기다려 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여야 정당이 민주주의의 필수품 이라며 부활시킨 정당연설회가 유권자들로부터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정치의 현주소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이날 청중들이 보인 차가운 반응은 구태 정치의 종식을 바라는 소리없는 아우성 같다는 느낌이었다. <이거산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