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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금수조치 발표 전 바이든, 고위급 대표단 파견
마두로 대통령과 제재완화 논의… 베네수엘라는 미국인 2명 석방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러시아 원유 금수(禁輸) 조치를 발표하면서 모자란 원유를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에서 충당하려고 물밑 대화를 벌이고 있다. 미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5일(현지 시각) 베네수엘라를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 제재 완화를 논의한 데 이어, 8일엔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감하고 있던 미국인들을 석방하면서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자국에 수감된 미국 정유 회사 시트고(CITGO)의 임원 구스타보 카르데나스와 쿠바계 미국인 호르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등 미국인 2명을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 카르데나스를 포함해 시트고 임원 6명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수감했다. 나머지 남은 5명의 석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를 발표하기 전인 지난 5일 후안 곤잘레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과 제임스 스토리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 로저 칼스텐스 미 대통령 인질 문제 특별 대표 등이 미국 대표단 자격으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 CNN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유 금수 조치를 완화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로 인한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9년 마두로를 대신해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마두로의 '돈줄'을 옥죄어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 마두로 대통령은 야당과 회담을 재개하는 등 '독재자' 이미지를 약화시키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러시아 압박을 위해 인권 탄압, 독재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마두로 정권과 밀착하는 것을 두고 미국 내에서 반발도 나오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당)은 전날 성명에서 "마두로가 베네수엘라인들의 기본 인권과 자유, 식량까지 앗아가고 있다. 석유 수익으로 (베네수엘라) 정권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기고자 :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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