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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투표율 19대보다 0.1%p 하락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율은 최종 77.1%로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 공식 종료 시각인 오후 7시 30분 기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의 투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3405만9714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4~5일 1632만3602명이 참여한 사전투표를 비롯해 재외국민·선상·거소투표 집계까지 반영한 결과다.

2017년 19대 대선 최종 투표율(77.2%)보다는 0.1%포인트 낮았다. 사전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이 '80%의 벽'을 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여야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배우자 리스크 등 네거티브 공방을 주고받으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汚名) 속에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투표율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지난 3일까지 여러 여론조사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양측 지지층이 최대로 결집하며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광주(81.5%)와 전남(81.1%)·전북(80.6%) 등 호남과 세종(80.3%)이 '80%의 벽'을 넘어 높게 나타났다. 대구(78.7%)와 울산(78.1%), 경북(78.1%)도 평균치를 웃돌아 전통적으로 여야의 텃밭이라고 분류되는 지역에서 투표 참여율이 높게 나타났다.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제주(72.6%)와 충남(73.8%), 충북(74.8%), 인천(74.8%) 등 이른바 '캐스팅보트'로 분류되는 지역이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깜깜이 기간' 직전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여야 지지층이 각각 최대 결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선거 당일까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저인망식 투표 독려 캠페인을 진행했다.

막판 중도·부동층 잡기로 여야의 관심이 집중된 서울의 투표율은 77.9%로 나타났고,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투표율은 76.7%였다. 서울 구(區)별로는 서초구가 80.6%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80.2%), 양천구(79.6%), 동작구(79.3%) 등이 투표율이 높았다. 투표율이 낮은 지역은 강북구(74.2%), 중랑구(75.2%), 금천구(75.2%) 등이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의 투표율이 높고, 여권 지지 성향 지역의 투표율은 낮게 나타난 것이다.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로 개헌 이후 처음 치러진 13대(89.2%)였다. 이어 1992년 14대 81.9%, 19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 2007년 17대 63.0% 등 하락세를 보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2012년 18대 대선(75.8%)부터 투표율이 반등했고,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보궐선거가 된 2017년 19대 대선(77.2%)도 높은 국민적 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번 대선은 특히 2020년 4·15 총선,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코로나 시국'에 치러진 세 번째 선거였다. 일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30만명이 넘는 대유행의 정점에 치러지면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사태 등 혼선도 빚어졌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51.45%)이었고, 전북(48.63%), 광주(48.27%), 세종(44.11%)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 대유행 속에 유권자들이 '분산 투표'를 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20대 대선 17개 시·도 투표율 기고자 :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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