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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확진 하루새 87% 폭증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만명대를 기록했다. 8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34만2446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9일에도 오후 10시 기준 확진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60세 이상 확진자는 2월 둘째 주 3만7676명에서 3월 첫째 주 20만7648명으로 5.5배가 됐다.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 증가폭(4.3배)보다 큰 것이다.

코로나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확진자 증가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2월 둘째 주 코로나 사망자는 187명이었지만 2월 셋째 주 309명, 2월 넷째 주 541명으로 증가했다. 3월 첫째 주에는 901명으로 전주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3월 둘째 주에는 8일까지만 사망자가 644명에 달한다. 3월 첫째 주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94%(846명)에 달한다.

8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34만2446명)는 전날보다 14만여 명 늘었다. 9일에도 오후 10시에 이미 30만 8039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런 급등세는 방역 당국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열흘 전만 해도 "국내외 연구진의 향후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 3월 9일 일일 확진자가 23만여 명 이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측치보다 10만명 이상 더 많은 확진자가 쏟아진 것이다. 방역 당국은 3월 12~15일 유행의 최정점으로 26만~35만명을 예상했지만 일주일가량 빠르게 현실화됐다.

특히 60세 이상 확진자는 5만3946명으로 전날보다 87% 증가했다. 전체 확진자 증가율(69%)을 훌쩍 뛰어넘는다. 3월 첫째 주 60세 이상 확진자는 하루 평균 2만9633명에 달한다. 일주일 전 1만8560명과 비교하면 59.8%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전 연령대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13만8899명에서 19만7247명으로 42% 증가했다. 주간 단위로 보면 60세 이상 확진자는 2월 넷째 주 12만9916명에서 3월 첫째 주 20만7648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의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60세 이상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15.8%. 60세 이상 비율은 2월 셋째 주 11.4%에서 2월 넷째 주 13.4%, 3월 첫째 주 15%로 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세 이상은 3차 접종을 빨리 시작했기 때문에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확진자가 더 빨리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감염 급증은 국내 의료 시스템의 코로나 대응 역량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0세 이상의 오미크론 치명률 1.23%를 고려하면 60세 이상 확진자가 5만명 발생할 때마다 6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 60세 이상 오미크론 중증화율은 2.22%에 달해 중환자 병상의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중환자 병상 2751개 중 가동 중인 병상은 1625개(59.1%)로 아직 여유가 있고, 중환자 2000~2500명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예측이 번번이 빗나가고 있어 우려된다. 방역 당국은 유행의 정점을 3월 12~15일로 전망하고 26만~35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확진자 규모는 정부 예측보다 빨리 현실화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 부족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9일부터 2주 동안 유행의 최정점을 지나고 오미크론 유행의 마지막 위기는 중증 환자가 증가하는 3월 말에서 4월 초 정도가 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감당 가능한 중환자 수는 1800명 정도가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청장)는 "작년 말 델타 유행 당시 병상 부족 사태와 비교했을 때 코로나 병상은 확보했지만 환자를 돌볼 의료진과 산소호흡기 등 장비는 변한 게 거의 없다"며 "감염으로 의료진 손실도 많기 때문에 중환자가 1500명을 넘어서면 중환자 진료 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