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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양딩신 九단 / 黑 신민준 九단

〈제15보〉(185~224)=바둑하면 정좌(正坐)·대면(對面)·묵언(默言)을 떠올리던 시절이 아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코로나 사태로 국제 대국이 원격으로 진행되면서 대국자의 시선과 표정 관리가 훨씬 자유로워졌다. 평소 깍듯한 대국 매너로 이름 높았던 신민준이 바뀐 세태를 보여준다.

△를 당힌 순간 그는 잠시 이성을 잃는다. 역대 어떤 바둑, 어느 대국자에게서도 보지 못했던 애처로운 몸짓으로 스스로를 자책했다. 참고 1도 ▲와 □를 미리 교환했으면 백 1 때 2로 받아 아무 문제 없었다. A로 끊는 반격도 가능하다. 선수(先手) 권리를 놓치고 188을 당하자 폭발했다.

TV 중계 화면 속에서 신민준은 뭔가 중얼거리며 자신의 뺨을 때리기도 하고, 곧 울음이 터질 듯한 표정으로 잠시 테이블을 내려 치기도 했다. 그만큼 뼈아픈 실수였다. 191로 버텨 200까지 패(覇). 201로 참고 2도는 자충으로 안 된다. 207, 211은 옥쇄 작전이며 214까지 흑군이 전멸하자 224 때 돌을 거뒀다. 통한의 일국이었다. (197…◎)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54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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