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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도 볕들날 있다 는 말이 실감나는 계절이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달동네 등 소외지대에도 지역구 출마자의 발길이 분주하다. 중앙당은 중앙당대로 서민층을 겨냥한 공약 개발에 안간힘이다. 집없는 서민들에겐 무엇보다 아파트값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는 신당의 공약이 솔깃하다. 아파트건설의 대명사격 기업을 이끌던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정당의 공약이니 더욱 그렇다. 경쟁 정당들은 즉각 반격이다. 그동안 그 기업이 집을 지으면서 배 장사 했음을 자인하는 말이 아니냐는 것이다. 정당의 공약이란 선거철에 난무하게 마련인 공약이라 여겨지는 터이지만,아파트값 절반 인하 공약에 대해 상대정당이 모두 한마디씩 반박하는 걸 보면 역시 서민층 주거안정은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뜨거운 감자임에 틀림없다. 엊그제 명동성당에서 빈민주거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종교단체 주관 분기별 토론회가 열렸다. 철거반대 투쟁에 몸을 던져온 달동네 영세민들이 일대 변신,정부의 주택정책입안에 참여해온 학자의 설명을 차분하게 들었다. 토론의 초점은 주거권 확보. 어떻게 하면 주거안정을 국민기본권으로 실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이미 40년 전부터 주거안정을 기본권으로 인정한 선진국의 경험도 제시되었다. 영세민들의 주거권 요구는 오히려 겸허했다. 내집 마련이 어렵다면 집세안정을 위한 대책을 우선 강구해 달라한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허울은 좋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니 언제 또 집세 인상요구에 몰려 자살하는 사람이 생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엔 이 절박한 요구를 경청해야 마땅한 정당인사는 한사람도 보이질 않았다. 역시 선거는 한때의 바람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