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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값 111% 폭등에 거래중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경제 제재는 고(高)유가와 원자재 공급난 우려 등으로 글로벌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버텨내면서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무기로 미국·유럽에 '치킨게임(마주 보고 차를 달리다 피하는 쪽이 지는 게임)'을 걸 경우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지난 7일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유럽의 연간 원유 사용량(5억t) 중 30%(1억5000만t)를 담당한다"며 "배럴당 300달러 이상 유가 폭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 등 유럽은 곧바로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방향에 난색을 표했다.

러시아는 외환보유액 세계 5위(6310억달러), 국내총생산(GDP) 세계 11위 경제 규모다. 세계 경제에서 러시아의 비중을 감안할 때 경제 제재라는 강펀치를 맞는 러시아뿐 아니라 제재를 가하는 국가들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러시아가 세계 공급량의 10%를 차지하는 니켈 값은 7일 장중 111% 폭등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주요 소재인 니켈 가격 상승은 배터리·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직결된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는 8일 니켈 거래를 중단시켰다. JP모건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0.8%포인트 하락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해외 금융기관이 러시아에 빌려준 자금 규모는 작년 9월 말 현재 1215억달러(약 150조원)였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영국·일본·한국 등 48국을 비우호 국가로 지정하고 이들 나라에 진 빚은 달러가 아니라 루블화로 갚아도 된다는 정부령을 8일 발표했다. 사실상 갚지 않겠다는 뜻이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지난달 중순 대비 70% 넘게 폭락한 상태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러시아 국채 디폴트(부도)가 중국 등 신흥 시장에 파급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국 채권을 일제히 내다 팔아 환율·금리가 치솟고 신흥국 금융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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