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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신입생 자녀가 개학을 앞두고 짜증이 늘고 등교 후 복통 등의 신체 증상까지 호소해 걱정이 되어 코로나 검사를 받게 했다는 부모의 고민을 들었다. 코로나 스트레스로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는 것처럼, 새 학기에 대한 두려움과 중압감으로 인해 자녀에게 '새 학기 블루(new semester blues)'가 찾아올 수 있다. 짜증이나 불안 같은 심리 현상과 더불어 두통 또는 복통 같은 신체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코로나 블루는 힘들지만 적응 반응이기도 하다. 코로나 확산은 심하지만 두려움은 초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불안 자체는 피곤하지만 불안한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나 백신 접종 같은 항바이러스 행동도 더 적극적일 수 있었던 양면성이 존재한다.

새 학기에 대한 두려움도 불편하지만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부모로서 안쓰럽지만 조바심보다는 자연스러운 적응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새로운 친구 사귀기, 선생님과의 관계 등 아이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자. 빨리 적응시키겠다는 욕심에 아이의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리려 하지 말고, 부모가 오히려 아이의 감정의 파도에 자신을 맡기며 불안하지 않게 함께 다독여주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소통하는 것을 권한다.

성인이 되어도 적응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하기 전 불안감이다. 뇌에는 기상 예보 컴퓨터처럼 '예측 엔진'이 있다. 새 직장의 인간 관계나 업무가 나와 잘 맞을지 등 미래 예측이 불투명한 경우 불안감이 생긴다. 적당한 불안은 적응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면 적응을 어렵게 한다. 우리는 부정적인 결과가 예측될 때, 그래도 열심히 해보고 결과가 아쉬워도 좋은 경험을 쌓는 방향으로 결정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행동을 아예 하지 않아 주변이나 스스로의 자책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새 직장에 출근했으면 쑥스러워도 동료들과 소통하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관계도 만들고 일에도 적응을 해야 하는데, 혹시나 그런 행동이 한심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봐 수동적인 태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당시보다, 회상할 때 더 즐겁다는 이야기가 있다. 미지의 여행지는 기대와 더불어 불안감도 증가시키는데,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면 불안은 사라지고 즐거운 기억만 회상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내일은 선거일이다. 사람에 따라선 뇌의 예측 엔진이 부정적인 결과를 암시하며 투표 행동에 브레이크를 걸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저항을 뚫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면 미래에 돌이켜 볼 때 의미 있게 보낸 하루로 기억되어 있을 것이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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