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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소년심판

세계 시청 시간을 집계해 공식 발표하는 '넷플릭스 주간 톱10'의 최신 차트(2월 21~27일) 비영어 TV 부문 3위에 올랐다. 톱10 안에 우리 드라마가 네 편. 이 중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1위)이나 로맨스물 '스물다섯, 스물하나'(7위), '기상청 사람들'(9위)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강했던 장르다. 하지만 '소년심판'은 K콘텐츠가 정통 법정 드라마로도 세계에 통한다는 걸 증명해 보인다. 찬사가 아깝지 않다.

소년법원 판사 20여 명이 처분을 내리는 소년범은 매년 3만여 명. 소년범을 혐오하는 심은석(김혜수)과 교화 가능성을 믿는 차태주(김무열), 과부하 걸린 시스템을 개혁하려는 강원중(이성민) 등 서로 다른 소신과 태도를 가진 판사들이 충돌한다.

개별 사건을 깊이 파고들되, 일방적 분노나 슬픔을 넘어 보편적 메시지를 캐내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어린이 살해 사건, 집단 성범죄, 청소년 보호시설, '가출 팸'과 원조 교제, 학교 시험지 유출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마지막에 늘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방치된 청소년들의 외로움, 범죄의 뿌리에 있는 가난과 가정 폭력, 보호·교화 종사자들의 헌신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순진한 온정주의를 경계하며 소년 범죄의 흉포성이 지금의 제도로는 감당 못 할 만큼 악화되고 있다는 진실도 정면으로 마주한다.

탄탄한 취재로 리얼리티를 쌓아올리고, 좋은 배우들과 연출이 균형을 잘 잡았기에 가능했다. 이성민이 빠진 뒤 급격히 극의 무게와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다.

클래식 - 김지연·조재혁 듀오 연주회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왼쪽〉과 피아니스트 조재혁<오른쪽>씨가 1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듀오 연주회를 연다.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리사이틀에서 호흡을 맞추는 건 4년 만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등을 들려준다. 이에 앞서 이들은 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첼리스트 송영훈씨와 함께 '트리오 인' 연주회도 갖는다. 남편 슈만과 아내 클라라의 피아노 3중주, 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1번을 연주한다.

영화 - 레벤느망

지난해 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레벤느망'을 보기 전에는 다소간의 심호흡이 필요하다. 1940년생 프랑스 여성 작가 아니 에르노의 '사건'이 원작. 작가가 겪었던 임신 중절의 경험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결코 에두르는 법 없이 주제를 향해서 직진한다. 전도유망한 문학도 '안'(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은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고민에 빠진다. 극사실주의적인 접근을 통해서 '영화적 묘사의 극한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연극 - '엔젤스 인 아메리카' 2부

지난해 초연된 1부(4시간)에 이어지는 2부(5시간)다. 동성애와 에이즈뿐 아니라 정치, 인종, 종교 등 1980년대 미국 사회를 다층적으로 담아낸다. 프라이어(정경호)는 자신에게만 들리던 목소리의 정체와 조우한다. 루이스(김세환)는 집으로 조(정환)를 초대하지만 떠나온 프라이어를 잊지 못한다. 등장인물들은 절망 앞에 결코 주저앉지 않는다. 박지일·전국향을 중심으로 연기 앙상블이 안정적이다. 다른 두 공간이 겹쳐지고 틈입하게 하는 연출, 무대와 조명도 돋보인다.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뮤지컬 - '잃어버린 얼굴 1895'

명성황후가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 착안한 팩션 사극. 임오군란 때 장호원으로 피란 온 왕비의 신분을 모른 채 내뱉은 험담으로 휘는 가족을 잃는다. 그는 왕실 사진사로 들어가 복수를 꿈꾸지만, 정혼녀 선화는 궁녀가 돼 왕비를 이해하고 보듬는다. 왕비 암살을 위해 사진이 필요한 일본인들은 휘에게 접근한다. 오르락내리락하는 액자들과 너울거리는 상복(喪服)이 무대를 지배한다.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차지연·하은서가 명성황후를 나눠 맡는다. 이지나 연출로 2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기고자 : 이태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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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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