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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계 고교에 진학하는 여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는 최근 3~4년 사이에 뚜렷해진 경향으로,제조업 분야에서의 높은 임금인상과 인력난을 반영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공고재학 여학생들의 증가추세는 학년별 분포에서 나타난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공고 3학년 여학생은 1천77명이며,2학년과 1학년은 각각 1천9백73명과 2천7백10명. 전국의 공업계 교교 재학생 총 인원(20만28명)의 3%도 채 안되는 비중이지만,2년 사이 2.5배로 늘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공고 여학생 입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충북으로,12개 공고 1만8백95명중 10.1%인 1천1백53명이 여학생이다. 충북 청원군의 부강공고의 경우는 여학생 숫자가 재학생 1천2백99명중 34.9%인 4백53명. 이 학교의 심종현교감(56)은 "식품과의 경우 본래 남녀 구분없이 뽑았으나,남학생들은 줄어드는 반면,여학생들의 지원이 급증해 몇년전부터는 아예 여학생들만을 뽑았고,화공과도 여학생반을 1개반씩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에서 여학생이 가장 많은 인덕공고는 전체 1천7백여명중 여학생이 2백53명이나 된다. 이 학교 임빈화교감(58)은 "건축과는 건축설계 사무소나 인테리어 전문업체로 취업하는 여학생이 많으며,디자인과도 금속-목공예-그래픽 등 분야에서 여학생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들의 경우 특히 군입대 의무가 없는 점이 취업에 있어서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래 처음으로 27명의 여학생을 졸업시킨 경기도 안양시의 안양공고에서는 섬유-건축과뿐만 아니고 기계과나 토목과 전기과까지 여학생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며,충북 음성군의 금왕공고에서도 지난해부터 기계과에 여학생을 받아들이기 시작,2학년에 17명과 1학년에 13명이 재학중이다.

남학생들은 선반이나 기계 조립,용접 등 분야를 전공으로하는 반면,여학생들에게는 섬세한 성격이 요구되는 기계제도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금왕공고 이흥관교감(59)은 말했다.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들이 기업체에 취직하면서 받는 초임은 대개 30만~40만원선.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업체관계자들이 2학기초부터 몰려와 학생들을 모집해가고 있다. 안양공고의 양진국 실과부장(56)은 "인문고보다 실업계 고교가 취직에 훨씬 유리한데다 최근에는 제조업이 유난히 인력난을 겪으면서 임금수준도 상당히 높아져 여학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삼희기자>